“선택하게 했으면 아무도 동의 안했을 겁니다.”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크리에이터 영상을 인공지능(AI) 학습에 사용한다고 밝힌 12일(현지시간) 논란이 커지자 마이크 민턴 트위치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방송을 켜 이같이 말했다. 크리에이터들이 분노한 이유는 트위치가 AI 학습 동의를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으로 설정했기 때문인데, 그 배경을 솔직히 털어놓은 것이다.

최근 빅테크는 AI 에이전트용 데이터 수집에 집중하고 있다. 챗봇 형태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는 인터넷 등에서 수집한 문헌자료가 핵심이다. 반면 AI 에이전트 개발에는 직접 컴퓨터를 사용하는 화면이, 피지컬 AI 학습에는 사람이 물건을 집고 옮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필요하다.

빅테크는 자사 직원을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전 직원 회의에서 “그록은 당신(직원)들을 학습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메타는 지난 4월 직원의 컴퓨터 작업 과정을 강제 녹화해 AI에 학습시키겠다고 공지했다.

직원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작업 방법을 학습한 AI가 자신들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메타는 결국 강제 녹화를 두 달 만에 자발적 선택으로 전환했다.

빅테크가 저항이 작은 자사 직원이나 개발도상국 노동자에게 눈을 돌리는 이유다. 최근 인도 델리 재활용단지, 벵갈루루 청바지 공장 등에서는 머리에 스마트폰을 달고 일하는 작업자가 늘고 있다. 휴머노이드 학습에 필요한 ‘손 동작’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이들은 기존 임금에 더해 시간당 150루피(약 2200원)가량을 더 벌었다. 버그랩스AI의 니키타 사드나니 창업자는 “미국과 중국 최대 로봇 연구소가 인도 데이터를 탐내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컬AI의 보고로 평가되는 한국 제조업도 인공지능 전환(AX)을 하려면 고급 데이터 수집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