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재경부·금융위 불러
與, 세제·대출 관련 우려 전달
"비거주 1주택 등 손질 불가피"
"LH 개혁해 공급 속도" 의견도
부동산 공급 정책과 금융 지원 대책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열린 당정 협의에서 여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뚜렷하게 떨어지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비아파트 공급 촉진 대책, 주택도시기금 규모 확대를 비롯해 정부 세제 개편안에 대한 우려까지 폭넓은 의견이 오갔다.
◇ “LH에 돈·인력부터 줘야”
민주당은 주택시장안정화 태스크포스(TF) 확대 개편 이후 국토교통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와 첫 전체회의를 12일 열었다. 국토부가 주택 공급 촉진 정책을, 금융위원회가 금융 종합 대책을 보고하고 의원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식으로 이날 회의가 진행됐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상상 가능한 모든 정책을 종합적으로 보고했지만, 일부 의원의 눈높이에는 여전히 들끓는 민심을 달래지 못할 수준이었다는 후문이다. 국토위 소속 안태준 의원은 “내용이 어려워 국민이 체감 가능한 수준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주택시장안정화 태스크포스(TF) 제1차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정부는 9·7 대책에 이어 1·29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그간 상대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비아파트 주거 공급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TF 단장을 맡은 한정애 정책위 의장은 첫머리 발언에서 “단기간 공급이 가능한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제도 개선, 이와 더불어 모듈러(조립식) 방식 도입을 통한 과감한 공급 속도 제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듈러 주택은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방식이다. 기존 공법보다 공사 기간을 20~30% 정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공 중심의 주택 공급을 주도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의원은 “LH에 돈도 안 주고, 인력도 충원해주지 않으면 새로운 사업을 얹어봤자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비거주 1주택자 증세 우려
금융위가 보고한 금융종합대책에는 건설사에 이주비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을 지원하는 보증 상품을 신설해 더욱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자금 공급을 늘리는 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실제로 그들(공급업자)이 얼마나 만족해하는 반응을 보일지, 그래서 공급에 착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이날 공식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의원들은 정부에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 성북갑을 지역구로 둔 김영배 의원은 회의 도중 이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세제 부분은 논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비거주 1주택을 포함해 세제와 관련해 우려가 나오는, 특히 청년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송영길 당대표 후보는 이날 방송 토론회에서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자에게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살더라도 보유자에 대한 공제를 인정하는 등 현실성 있는 대안과 공급·금융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월세세액공제 공제율 한도를 기존 15%, 17%에서 무주택 청년 대상으로 20%로 상향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윤후덕 의원안)이 최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