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 종합상담창구에서 시민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2026.4.1 사진=한경 임형택 기자
서울 시내 은행 종합상담창구에서 시민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2026.4.1 사진=한경 임형택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여파로 은행권 대출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잔금 대출을 받기 위한 선착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의힘이 "기이한 현상"이라고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2일 논평에서 "대한민국 금융의 기본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며 "대출받는 사람의 소득과 상환 능력, 신용도가 아니라 '오전 6시 땡 치자마자 얼마나 손가락을 빨리 움직였는가'가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기괴한 세상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인터넷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접수 개시 10분 만에 한도가 바닥나고, 신용점수 950점이 넘는 고신용자마저 잔금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며 "자본주의 금융 시장을 북한의 '선착순 배급소'로 전락시킨 주범은 다름 아닌 이재명 정부의 행정 편의적인 가계대출 총량규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밀한 건전성 관리와 핀셋 정책을 펼칠 역량이 없으니, 그저 무대포로 대출 수도꼭지를 잠가버린 것"이라며 "이념에 치여 집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막고, 가계부채를 잡으라니 대출 자체를 막아버리는 무능한 정책이 낳은 대참사"라고 비판했다.

또 "아무런 죄가 없는 정상적인 금융소비자와 무주택 서민들이 이재명 정부의 거칠고 몰상식한 정책 비용을 오롯이 떠안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금융당국은 땜질식 예외 처방과 행정편의주의적 총량규제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출 오픈런'을 언급하며 "이재명 정권의 막무가내 대출규제가 낳은 기막힌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나 의원은 "가계부채 관리는 필요하다. 그러나 관리와 배급은 다르다"며 "이미 집을 계약하고 잔금을 준비하는 무주택 실수요자, 청년·신혼부부, 이사와 전세만기를 앞둔 국민까지 한꺼번에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신용자에게 저금리를, 고신용자에게 고금리를 물리겠다는 반시장적 기조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대출기관 스스로 갚을 수 없는 부채를 청산하라고 압박한다"며 "허리띠 졸라매며 열심히 일해 신용 쌓고 빚 갚는 국민들 바보 만드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대출이 필요하고 상환 능력이 충분한 국민들에게 당장 대출의 빗장을 풀어 숨통을 틔워주어야 한다"며 "정치가 금융을 짓누르는 비정상을 멈추고, 상식의 신용사회를 복원해야 한다. 국가주도의 대출배급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