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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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국내 소비가 빠르게 늘면서 소상공인 매장에서 발생한 해외 발급 카드 매출이 3년여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국인 소비의 상당 부분이 서울과 미용의료 업종, 주요 관광상권 등에 집중되면서 소상공인 간 수혜 격차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신용데이터(KCD)가 국내 가맹점의 해외 발급 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2023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해외카드 매출액은 약 9.6배 증가했다. 전체 소상공인 카드매출에서 해외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2%에서 1.2%로 높아졌다.
국내 소상공인 해외카드 매출 자료. 한국신용데이터
국내 소상공인 해외카드 매출 자료. 한국신용데이터
해외카드 매출은 방한 관광객이 늘어나는 봄과 가을을 중심으로 고점을 형성하면서 전반적인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국내 소상공인의 실제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전국 해외카드 매출액의 65%가 서울에서 발생했다. 경기(11%), 부산(8%), 제주(5%)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최근 증가세는 비수도권 주요 관광지가 더 가팔랐다. 전년 동기 대비 해외카드 매출 증가율은 부산이 60.0%, 제주가 53.1%에 달했다. 외국인 관광 소비가 서울뿐 아니라 부산과 제주 등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외국인이 지갑을 여는 업종도 달랐다. 서울에서는 서비스업의 해외카드 매출 비중이 5.53%로 제주(1.70%)와 부산(0.96%)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서비스업 해외카드 매출 가운데 피부과가 40%, 성형외과가 14%를 차지하는 등 미용·의료 분야에 절반 이상이 몰렸다.

반면 부산과 제주에선 외식과 유통 소비가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제주지역 해외카드 매출 비중은 외식업이 2.43%, 유통업이 2.63%였다. 부산도 각각 1.52%, 1.25%를 기록했다. 외식업에서는 백반·한정식이 해외카드 매출의 19%를 차지했고 고기·육류 17%, 양식 8% 등의 순이었다. 유통업에서는 패션·의류가 28%로 가장 높았고 편의점 13%, 안경 12%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특히 의료·서비스 분야에서 내국인보다 큰 금액을 지출했다. 서비스업의 외국인 1회 결제액은 평균 16만6000원으로 내국인(4만7000원)의 약 3.5배였다. 건강·의료 업종에서는 외국인과 내국인의 객단가 격차가 약 8배까지 벌어졌다. 외식업에서는 외국인 객단가가 내국인의 1.2배 수준에 그쳤다.

상권별 격차도 컸다. 서울에서는 명동·남대문과 신논현·강남역 상권의 해외카드 매출 규모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관광특구의 사업장당 해외카드 월평균 매출액은 348만3000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9%에 달했다. 반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해외카드 매출 비중은 1.4~2.5%에 머물렀다.

매장별로 보면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해외카드 매출 상위 1% 매장이 전체 해외카드 매출의 66.9%를 차지했다. 상위 10% 매장까지 범위를 넓히면 비중이 90%에 달했다. 나머지 90% 가맹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 효과가 아직 일부 사업장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프랜차이즈 가운데서는 컬러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의 해외카드 매출 비중이 34%로 높았다. 편의점 등 대형 프랜차이즈는 해외카드 매출액 자체는 컸지만 전체 매출에서 해외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강예원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 총괄은 “외국인 카드결제가 3년여 만에 9배 넘게 늘었지만 서울과 미용의료, 관광특구, 대형 프랜차이즈 유통업체 등에 집중돼 대다수 소상공인에게는 아직 효과가 충분히 확산되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 소비 확대가 골목상권과 소규모 매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매장 운영 솔루션과 결제 인프라 도입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