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소멸시효 지났다더니…LG전자 전 연구원, 발명보상금 받는다
대법 "소멸시효 완료되지 않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가 LG전자를 상대로 “직무발명 보상금을 달라”며 제기한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지난 6월25일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LG전자가 A씨의 특허를 승계하고 10년이 지난 후에야 이 특허로 이익을 낸 상황에서, A씨에게 보상금을 줘야 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이었다.
LG전자 연구원으로 근무한 A씨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발명한 휴대전화 근접 터치 관련 기술 특허권을 회사에 넘겼고, LG전자는 2008년 6월에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이후 LG전자는 2015년 9월에 이 특허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LG전자가 양도대금 등 이익을 얻게 되자 A씨는 2019년에 회사를 상대로 직무발명보상금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지만, 항소심을 맡은 특허법원은 작년 8월 이를 뒤집고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발명진흥법에 보상금 청구권은 특허권 승계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허법원은 A씨가 특허권을 LG전자에 넘긴 뒤 10년이 흐른 후에야 소송을 제기한 만큼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LG전자의 직무발명 보상규정엔 특허권의 유상 양도 등으로 유형의 이익을 얻은 경우 보상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근무규정 등에서 보상금의 지급요건·절차 등을 규정하는 방식으로 지급시기를 정하고 있는 경우, 종업원은 그와 같이 정해진 시기에 비로소 보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특허 출원·승계 후 상당 기간이 지나 로열티나 양도대금 등 이익이 뒤늦게 발생하더라도, 그 이익발생(지급요건 충족)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새로 진행한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며 “원심은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 오해를 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