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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병원에 실려간 뒤 사흘…장강명 자전소설 '서성이다'
아내 김새섬 대표의 투병 지킨 경험 녹여
작품은 아내가 병원에 가기 전 남편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서 시작한다. “아 씨, 욕 나오네.” 출근길 현관에서 남편이 아내의 등을 살짝 밀자 돌아온 반응이다.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현관을 나설 때 등을 밀어주는 게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한 행동이었다.
남편은 이후 며칠 동안 이 장면을 수없이 곱씹는다. 지난 몇 년간 아내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으며 비유적인 의미에서 그의 등을 떠밀어왔기 때문이다. 아내가 온라인 독서 모임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도 꼭 해보라고 권했다. 조언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오히려 아내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소설은 이처럼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억과 걱정, 후회를 따라간다. 아내의 상태가 걱정되는 와중에도 예정된 일을 해내야 하고, 당장 닥친 경제적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도움을 구하려 SNS에 글을 올린 뒤 밀물처럼 걸려온 전화와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하나하나 되짚는다. 때로는 전화를 끊은 뒤 욕설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장 작가의 아내인 독서 플랫폼 ‘그믐’의 김새섬(본명 김혜정) 대표는 지난해 4월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이후 팟캐스트를 통해 투병 과정을 알려 왔는데, 병세가 악화해 지난 6월 재수술을 받았다.
현실 속의 작가도 ‘작가의 말’에 “종교가 있으신 분들은 제 아내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염치없게 부탁드립니다”라고 썼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