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일 못하는 야외근로자 지원…'기후적응법' 법안소위 통과
여야는 기후위기의 핵심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 제정에 합의했다.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는 만큼 법안이 국회 문턱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특별위원회 탄소중립기본법심사소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후위기 적응 및 회복력 강화에 관한 법률안(기후적응법)'을 합의 처리했다. 기후특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그동안 기후위기 대응의 근간이 돼 온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은 규정이 추상적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여야는 기후적응법을 통해 기후위기 취약성, 기후위험, 기후회복력 등 핵심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관련 정책의 법적 근거를 구체화했다.

기후적응법에 따라 정부는 기후위기 적응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지역별 위험도를 등급화한 '기후위험지도'를 작성해 국민에게 공개해야한다. 법은 노인, 아동, 저소득계층, 야외노동자, 농·어업종사자 등을 '기후위기 취약계층'으로 규정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는 지역별 취약지원사업에 반영되며, 정부는 사업을 시행하는 지자체에 필요한 경비를 보조할 수 있다. 정부는 2년마다 국가의 적응성과와 진척도를 점검·평가하는 적응지표도 새로 개발해 보급한다.

특히 기후적응법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피해를 보상하는 '기후보험'을 개발·보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새로 담겼다. 폭염으로 일하지 못하는 야외근로자 등이 겪는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고 신속한 생활 안정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기후보험 재정 지원과 관련해선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예산의 범위에서 보험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재원은 기후대응기금, 환경개선특별회계,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 등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여러 부처가 각자 추진해 온 기후위기 적응사업을 조정하기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범정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로 했다.

기후특위 야당 간사인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많은 국민께서 올해 기록적인 폭염을 직접 겪었고,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도 누적 28명에 이르렀다"며 "특히 폭염에도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가야 하는 야외근로자와 기후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기후보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적응정보관리체계 구축 등 기후위험에 선제적 예방과 지원을 강조한 것이 이번 법안의 중요한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본회의 통과까지 책임 있게 챙기는 것은 물론, 기후보험을 비롯한 제도들이 실질적인 사회안전망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의 후속 정책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