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급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6일 국회에서 연 부동산 정책 간담회에서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오른쪽)과 김영배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다급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6일 국회에서 연 부동산 정책 간담회에서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오른쪽)과 김영배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지역구 의원들이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리려는 정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부의 증세 방침이 수도권 전역의 전·월세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실거주자를 우대한다는 개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비거주 사정과 지역별 시장 상황을 가리지 않고 일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정부와 서울시에 최대한 빨리 주택 공급을 늘리도록 촉구하겠다고 했다.

◇“지역·개인별 사정 가려서 증세해야”

민주당 서울시당은 6일 국회에서 서울 지역 국회의원 9명과 서울시의원 27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비공개로 두 시간가량 열린 회의에서는 정부 세제 개편안이 서울 주택시장과 임대차시장에 미칠 영향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정부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보유기간에 따른 세액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석자들은 실거주자를 우대한다는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비거주 사유와 지역별 주택 가격, 임대차시장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 적용하면 시장 안정 측면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거주 1주택자를 하나로 묶어 보기에는 강남과 강북, 한강벨트의 시장 여건이 제각각”이라며 “지역별로 정책 영향을 살펴 수정할 부분이 없는지 찾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초고가 주택이 몰린 강남권과 중산층 1주택자가 많은 한강벨트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정부안이 겨냥한 범위를 넘어 세 부담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강벨트는 여야가 선거 때마다 치열하게 맞붙는 지역인 만큼 서울 의원들이 세제 개편의 파장을 예민하게 살피는 곳이다.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비거주 주택이 임대로 공급된 경우 종부세 부담이 늘면 집주인이 이를 임대료에 반영하거나 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직접 입주해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전·월세 매물이 감소하고 임대료가 오르는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실거주 인정 요건 더 유연하게

간담회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를 모두 투기 수요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안도 취학과 근무, 질병,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보유 주택에 살지 못할 경우 실거주로 인정하도록 했지만, 실제 사례를 반영해 요건을 더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거나 재건축·재개발로 당장 입주하기 어려운 사례도 예외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비거주 1주택자와 관련해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실거주로 간주하는 요건을 유연하게 적용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참석자도 “비거주 1주택자의 사정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세제 개편안을 국회에서 수정하는 것만으로는 전·월세 불안을 막기 어렵고, 결국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결국 물량을 확보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며 “이 문제는 공급을 얼마나 빠르게 늘릴 수 있느냐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당은 오는 13일 서울시의회에서 주택 공급 간담회를 열어 정비사업과 공공주택 공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주택 공급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라디오에서 “정부는 매우 비상한 각오로 일하고 있다”며 “시기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2차 부동산 정책점검회의를 주재한다.

하지은/최해련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