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빠졌지만 폐교하지 못한 채 명맥만 유지하는 부실 사립대가 정부의 구조개선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면 법인과 설립자 보유 자산을 더 쉽게 처분할 수 있게 된다. 학령인구 감소와 사학재단의 재정난으로 늘어난 이른바 ‘좀비대학’의 자발적인 폐교와 법인 해산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사립대학구조개선법 시행령’ 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시행령은 오는 15일 시행되는 사립대학구조개선법의 세부 기준을 담았다.

사립대학구조개선법은 정부가 경영난을 겪는 사립대에 신입생 모집 정지와 폐교, 학교법인 해산 등을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을 청산하고 남은 재산 일부를 설립자 측에 돌려줘 부실 대학이 스스로 문을 닫을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시행령에 따라 경영위기대학이 정부가 요구한 구조개선 이행계획을 수행하면 보유 자산 처분 기준과 교원 확보율 기준이 완화된다. 사용 목적이 제한됐던 적립금도 구조 개선 과정에 활용할 수 있다. 해산하는 학교법인은 청산 후 남은 재산의 최대 15%를 해산정리금으로 받거나 공익법인과 사회복지법인에 출연할 수 있다.

폐교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보호 장치도 마련됐다. 면직된 교직원에게는 남은 재산 범위에서 면직보상금이나 퇴직위로금을 지급한다. 재학생에게는 다른 대학 편입을 지원하고, 편입을 포기하면 학업중단위로금을 줄 수 있다.

학교 재산을 횡령하거나 회계 부정을 저질러 처벌받고도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설립자 등은 해산정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