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사진=김용민 의원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사진=김용민 의원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게시글을 보는 순간 '미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작가는 3일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옥에나 가세요"란 댓글을 적은 이유를 설명하며 이 같이 반응했다. 이어 김 작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상을 잘 모르지만, 핵심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함부로 말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해당 게시글은 마치 자신의 논리나 방향성이 고인이 원하는 것이었다고, 조작하는 거라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 작가가 댓글을 단 김 의원의 게시글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 있다. 김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하자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그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묘역에 두고 큰절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님 '야∼ 기분 좋다∼!'라고 하고 계시지요?"라고 언급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내주신 숙제 다 끝냈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힌 조화가 담긴 사진도 있었다.
김용민 의원의 지난 1일 게시글에 김진주(가명) 작가가
김용민 의원의 지난 1일 게시글에 김진주(가명) 작가가 "지옥에나 가세요"란 댓글을 남겼다. /사진=김진주 작가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이에 김 작가는 해당 게시글에 "지옥에나 가세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김 작가는 게시글을 보자마자 분노가 차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일을 열심히 하셨다. 검찰 개혁이 있어야 된다고 얘기했지만 약자들까지 피해 입는 세상을 원하신 분은 아니라고 저는 알고 있다"며 "곽상언 의원과 토론회도 같이하고 소통도 했는데, 곽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는 그런 게 아니었다고 얘기를 하시니까 저도 거기서는 이제 폭발을 해버린 것"이라고 했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도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 대통령의 죽음을 상징적 수단으로 소비하지 말아 달라"며 검찰 개혁 논쟁에서 노 전 대통령을 연결하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곽 의원은 본회의에서 당론과 달리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이유로 "곧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인다"며 "차마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론으로 정한 '형소법 개정안' 반대표 던진 곽상언 의원 /사진=연합뉴스
당론으로 정한 '형소법 개정안' 반대표 던진 곽상언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 작가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진영싸움으로 가면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님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저는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니 그들이 어떤 노무현을 섬기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양측 모두 서로 이해를 해야 하는 데 이렇게 벌어져서 진영 싸움으로 간다면 노 전 대통령이 이런 사회를 바라진 않았을 것 같다. 어린애들이 본다면, '내가 원하는 목적이 있으면 그냥 밀어붙이면 되네'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사회를 곪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이날 엑스(X·구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사건 피해자들에게 매일 메일과 DM을 받는다"며 "경찰에서 이렇게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디에 문의하라고 답할 뿐이다. 법안이 통과됐는데도 피해자들은 개인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여기서 얘기를 하면 들어줄 거란 간절함에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진=김진주(가명) 작가 X 계정 갈무리
/사진=김진주(가명) 작가 X 계정 갈무리
김 작가는 "실질적으로 피해자들과 계속 메시지를 주고받으니 심리적 거리가 좁아 다른 국회의원분들에 비해 더 크게 느끼는 걸 수도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1년간 노력했어야 하지 않나. 당사자들끼리 이해관계가 충돌되는지도 계속 봐야 하는데 마치 '내가 맞아'라고 하면 모두가 바뀌는 것처럼 가면 피해는 국민들이 얻는다"고 했다.

이어 "결국에는 과거, 현재, 미래 피해자들이 있다. 우리가 지금 과거의 피해자를 너무 크게 보기에는 현재와 미래의 피해자가 너무나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