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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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6년도 수소발전 입찰 물량을 대폭 축소하면서 한때 세계 시장을 선도했던 국내 연료전지 산업이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잇따른 정책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업계는 정부의 육성 의지 후퇴로 받아들이며 투자를 중단하는 등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6년 청정수소 발전 입찰물량은 500GWh로 확정됐다. 이는 2024년 입찰물량이었던 6500GWh의 1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번 물량 조절을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 의지가 후퇴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는 "업계에서는 이번 물량 조절을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 의지가 후퇴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소 생태계 지원 없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위해 급하게 입찰 시장을 만들고, 이후 산업계를 고려하지 않은 조치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입찰물량 축소는 수소발전의무화제도(HPS) 축소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일몰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와 정책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2026년 수소차 구매 보조금 예산 역시 5762억원으로, 2025년 약 6385억원에 비해 줄어드는 등 관련 지원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이다.

정부 정책의 급선회는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김진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과거 연료전지 시장 선도 국가였으나, 최근 중국의 부상 등으로 경쟁력 약화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은 글로벌 수전해 설비 시장의 약 50~60%를 점유하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계통 안정성 기여, 대기질 개선 등 사회적 편익이 크다는 점에서 정책 후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문상진 우석대학교 교수는 "수소연료전지는 전기와 청정열을 동시 생산하는 열병합 발전을 통해 도심형 분산전원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의 사회적 편익은 MWh당 159,442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은 "수소발전 입찰물량 축소는 국내 수소연료전지 산업 생태계를 고사시키는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된 2030년 수소·암모니아 발전 목표량 15.5TWh 달성을 위해서라도, 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장기 로드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