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플 사내 대행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 마틴 링크드인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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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역대급 '더러운' 아이폰 광고." 글로벌 마케팅 매거진 '시티호퍼스'는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신규 아이폰 옥외광고에 대해 이 같이 표현했다. 스튜디오 조명 아래 흠집 하나 없이 빛나던 아이폰 대신 강아지 침과 이유식, 빗물·목욕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을 내세웠기 때문. 하지만 매거진은 "그런데 이게 믿음이 간다"는 평가를 내놨다. 제품을 험하게 다뤄도 괜찮다는 인상을 줘 오히려 아이폰을 향한 신뢰를 한층 더 키우려는 '역설적 연출'이 됐다는 얘기다.
사진=애플 사내 대행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 마틴 링크드인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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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장기 캠페인 '안심하세요, 아이폰이니까요(Relax, it’s iPhone)'를 처음 대형 옥외광고로 확장했다. 회사는 강아지가 아이폰을 입에 문 장면, 욕조 수도꼭지 위에 놓인 기기, 폭우 속에서 촬영하는 여성, 이유식이 카메라 주변에 묻은 모습 등을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광고판에 걸었다. 완벽한 제품 사진보다 이용자가 맞닥뜨릴 사고와 오염을 앞세운 것이다.

캠페인을 만든 애플 인하우스 크리에이티브 벤 마틴은 링크드인을 통해 "'안심하세요, 아이폰이니까요' 플랫폼을 옥외광고로 가져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이폰을 일부러 지저분하게 연출한 작업을 두고 이를 본 소비자들이 "일상의 혼란 속 작은 아름다움을 찾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사진=애플 사내 대행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 마틴 링크드인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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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면은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쓰면서 불안할 수 있는 상황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광고에 등장하는 강아지와 아기는 오염·손상 우려를, 욕조와 폭우는 수분 노출 가능성과 이어진다. 광고는 방수 등급이나 시험 수치를 제시하지 않는다. 걱정스러운 상황에 아이폰을 놓은 뒤 '안심하세요'라는 한마디로 내구성과 안도감을 떠올리게 한다.

광고·브랜드 전략가인 유브라지 아가르왈은 링크드인에서 "애플은 내구성이란 단어를 절대 쓰지 않았다"며 "그저 개 한 마리가 아이폰을 파괴하는 데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당신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사진=애플 사내 대행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 마틴 링크드인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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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광고매체도 애플이 강조한 '불완전함'을 주목했다. 페이머스 캠페인스는 "어떤 사용 흔적도 손상으로 묘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아이폰이 오염된 모습을 실제 파손과 구분했다는 것. 이어 "각 장면은 아이폰이 이를 견딜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연출됐다"고 전했다. 깨끗한 제품 사진을 버리고 일상의 혼란을 견디는 모습을 증거처럼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마케팅 매거진 마케팅엣지는 애플 옥외광고를 "천재적"이라고 평가했다. 제품 사양보다 "감정을 판다"면서 불안한 상황에서도 휴대전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안도감을 전달한다고 분석했다. 흠집·오염을 감추지 않은 제품을 가장 큰 공공공간에 내건 것 자체가 브랜드 자신감이라는 해석이다.

광고 전문지 '뤼르처스 아카이브' 또한 이번 작업을 "옥외광고 부문 금주의 베스트"로 선정했다. 유아의 손, 강아지 침, 폭우, 목욕물 등 일상적인 위협을 견디는 아이폰을 담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