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 기반으로 폐암과 유방암 예측 및 진단 기술을 개발한 홍정호 바이오링크 대표(왼쪽 사진)와 김재일·김원화 빔웍스 대표.  각사 제공
AI 모델 기반으로 폐암과 유방암 예측 및 진단 기술을 개발한 홍정호 바이오링크 대표(왼쪽 사진)와 김재일·김원화 빔웍스 대표. 각사 제공
대구의 의료계와 인공지능(AI) 전문가가 창업한 스타트업이 늘어나면서 대구가 의료창업 거점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대구시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역에서 창업한 의사가 포함된 의료스타트업은 2002년 메가젠임플란트를 시작으로 29개로 늘어났다. 의료기관 경력자와 AI·로봇·화장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 40여개에 이른다. 대구에서 의료 전문가 창업이 증가한 것은 대구의 의료역사가 깊은데다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풍부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이나 의료 AI 융합기술 개발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은경 대구시 창업벤처혁신과장은 “대구가 5개 상급종합병원 등을 포함해 의료기관과 의료인 수가 많은데다 최근 대구시가 AI·의료·로봇을 중심으로 미래산업 육성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대구시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도시 프로젝트에서 전국 4대 핵심 거점으로도 선정됐다. 4대 도시 가운데 가장 많은 187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의료기술과 AI 융합 스타트업은 2021년 경북대 의대 교수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빔웍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창업 4년 만에 162억원의 누적투자를 유치하며 직원이 39명으로 늘었다.

세계 최초로 유방 초음파 영상에 대해 실시간으로 병변 탐지와 악성 가능성 분석을 동시 지원하는 AI 진단기기 캐디비(CadAI-B)를 개발했다.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0.02초 이내에 초고속 추론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원천기술을 활용한 제품이다. 2024년 국내 식약처 3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데 이어 혁신의료기기로도 지정됐다.

김원화 빔웍스 공동대표는 “메디시티 대구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실시간 초음파 AI를 상용화했다”며 “거대언어모델(LLM)과 검색증강 생성(RAG) 기반의 AI 플랫폼 기술로 임상, 응급 트리아지(응급환자 치료 우선순위 분류), 환자 이송 전원 등 의료서비스 전반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과용 의료기기업체인 이롭도 박준석 칠곡경북대병원 교수가 창업한 의료 스타트업이다. 이롭은 수술작업을 보조해 의료진 1~2명을 대체할 수 있는 협동로봇 이롭틱스를 개발했다.

이롭은 수술대 밖에서도 선 없이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는 무선 조이스틱 기술을 탑재했고 수술 중 의사의 음성명령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박 대표는 “외과 의사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로봇 장비가 보조역할을 해 수술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차원에서의 의료 스타트업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의료와 로봇 분야 AI 전환(AX) ‘대표 도시’가 되려는 대구시의 미래산업 전략을 감안하면 AI 의료 로봇 기술의 융합을 촉진할 보다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