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들이 '중화권 집중 환대주간'을 맞아 스타럭스항공(대만) 신규 취항 첫 항공편을 이용해 부산을 방문한 관광객 180여 명을 대상으로 특별 환대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1일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들이 '중화권 집중 환대주간'을 맞아 스타럭스항공(대만) 신규 취항 첫 항공편을 이용해 부산을 방문한 관광객 180여 명을 대상으로 특별 환대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해공항이 뜨고 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 경로가 기존 인천공항 중심에서 지방공항으로 분산되면서다. 부산을 여행하려는 해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김해공항은 올해 상반기 국제선 이용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 남부권 관광의 새로운 관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제선 역대 최대…김해공항 존재감 '쑥'

27일 여행업계와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수도권 공항 입국객은 342만6000명으로 2019년 대비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방공항 입국객은 약 85만명으로 40.1% 급증했다. 지방공항 증가율이 수도권의 2배를 웃돌았다. 방한 관광이 수도권 쏠림에서 벗어나 지역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김해공항이 있다. 올 상반기(1~6월)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607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 상반기(508만명)를 100만명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에는 개항 이후 처음으로 국제선 연간 이용객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1200만명 돌파도 점쳐진다.

국적별 국제선 이용객은 일본이 259만4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103만명), 대만(94만6000명), 중국(59만9000명) 순이었다. 항공사별로는 에어부산이 157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진에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이 뒤를 이었다.

'부산병'이 키운 직항 수요…지역관광 확산 기대

성장을 이끈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다. 올해 1분기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약 4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5% 늘었다. 국제선 전체 이용객 증가율(23.2%)의 두 배 수준이다. 부산으로 직접 입국하는 방한 관광객이 김해공항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선 수요도 안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김해공항 국제선 탑승률은 매월 83~89%를 유지했다. 공급 좌석 확대에도 높은 탑승률을 이어가면서 노선 확대 속도에 맞춰 수요도 안정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노선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에어부산의 시즈오카 신규 취항과 이스타항공의 알마티 노선 개설 등 이미 확대된 일본·중앙아시아 노선이 1분기 성장을 뒷받침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공항공사, 중국 항공사들과 함께 김해공항 국제노선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국동방항공은 난징~부산, 룽에어는 항저우~부산 노선에 각각 신규 취항했우며 중국남방항공도 광저우와 다롄 노선 개설을 추진하고 있어 김해공항 국제선은 일본·동남아를 넘어 중국과 중앙아시아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부산의 관광 경쟁력 강화도 외국인 유입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는 부산을 다시 찾고 싶어지는 현상을 뜻하는 이른바 '부산병'이라는 표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야놀자리서치가 중국 SNS(소셜미디어) 샤오홍슈 게시물과 여행 플랫폼 씨트립 리뷰를 분석한 결과, 부산은 중국인 관광객 만족도 기준 도쿄·싱가포르를 제치고 아시아 8개 도시 중 1위에 올랐다. 최근 1년간 구글 트렌드에서도 영문 검색어 'Busan'에 대한 관심도가 직전 1년보다 약 50% 늘었으며 특히 일본에서는 부산 관련 검색량이 19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역 관광으로의 파급효과 확대가 중요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부산에 집중되는 관광객을 울산과 경남 주요 관광지까지 연결하는 '허브앤스포크'(Hub and Spoke)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브앤스포크는 전략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주변 소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지역관광 활성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허브 도시로의 관광 분산은 한국을 한 번 방문으로 끝나는 여행지가 아닌 지속적으로 다시 찾고 싶은 목적지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거리 노선이 '다음 성장' 좌우

다만 김해공항의 장거리 노선 확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김해공항에서 가장 먼 국제선은 약 7시간 소요되는 인도네시아 발리(덴파사르) 노선이다. 유럽이나 중동을 잇는 장거리 직항은 아직 없고 기대를 모았던 에미레이트항공의 부산~두바이 노선도 중동 정세와 항공기 부족 등의 영향으로 취항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김해공항은 활주로 북쪽이 산악 지형으로 둘러싸여 있어 항공기의 최대이륙중량(MTOW)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승객, 화물, 연료를 모두 실으면 이 무게 제한을 넘어서기 쉬워 광동체(기내 통로가 두 개 이상인 대형 항공기)는 일부 좌석을 비워둔 채 운항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연료 탑재량이 많은 장거리 노선일수록 이런 제약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어 좌석을 채우지 못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적 한계가 장거리 노선 확대를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봤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