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로 중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수학자들이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거머쥐었다. 로봇과 인공지능(AI)에 이어 기초과학의 정점인 수학에서도 중국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왕훙 뉴욕대 교수
왕훙 뉴욕대 교수
왕훙 미국 뉴욕대 교수와 덩위 시카고대 교수는 2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국제수학자대회(ICM)에서 존 파든 미국 롱아일랜드 스토니브룩대 교수, 제이컵 치머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와 함께 필즈상을 받았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세계 최고 권위의 수학상이다. 4년마다 2~4명에게 수여하며 그해 1월 1일 기준으로 만 40세 이하여야 한다는 연령 제한이 있다. 미국계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 국적자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 교수와 덩 교수는 2007년 나란히 중국 베이징대에 입학했다. 왕 교수는 16세 때 베이징대에 들어간 뒤 지구·우주과학을 공부하다가 수학과로 전과했다.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화해석과 기하측도론 연구를 통해 레이더 및 원격 탐사 기술에 활용될 분석 틀을 제시했다.

덩위 시카고대 교수
덩위 시카고대 교수
덩 교수는 2006년 중국수학올림피아드에서 만점을 받고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베이징대에 무시험으로 입학한 뒤 MIT로 옮겼으며 프린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양자역학 등 물리학과 연관된 편미분방정식, 유체역학, 확률론적 해석을 연구 중이다.

중국 수학계는 이번 수상을 해외에서 연구 성과를 낸 중국 인재의 성공으로 자축하고 있다. 앞으로는 중국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연구를 수행한 수상자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수상자들에게 중국으로 돌아와 학생을 가르칠 것을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