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는 새로운 임차인에게서 받게 된 환산월차임과 기존 임차인의 환산월차임 차액을 24개월분으로 계산한 금액입니다.
세 번째는 갱신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실제로 입은 손해액입니다.
새로운 주택을 구하면서 지급한 중개보수, 이사비용, 기존보다 늘어난 주거비 등은 실제 지출과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다면 손해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법은 이 세 가지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을 손해배상액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손해 항목이 서로 중복된다면 중복해 배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세보증금은 어떤 비율로 월세로 바꿀까요?
전세 계약의 손해배상액을 계산하려면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해야 합니다.
이때 임의의 이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법정 전월세전환율인 연 10%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2%’ 가운데 낮은 비율을 적용합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변하면 적용되는 전환율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손해배상 사유가 발생한 당시의 전환율을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을 위해 당시 전환율을 연 4%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존 전세보증금이 5억 원이라면 환산월차임은 다음과 같습니다.
5억 원×연 4%÷12개월=월 약 166만7000원
이 금액의 3개월분은 약 500만 원입니다.
집주인이 새 임차인에게 보증금 6억 원을 받았다면 새 계약의 환산월차임은 월 200만 원입니다.
기존 계약과의 차액은 월 약 33만3000원이고, 이를 24개월로 계산하면 약 800만 원입니다. 실제 손해액이 별도로 600만 원 입증됐다고 가정하면 다음 세 금액을 비교합니다.
환산월차임 3개월분: 약 500만 원 신·구 계약 차액 24개월분: 약 800만 원 입증된 실제 손해액: 600만 원
이 사례에서는 가장 큰 금액인 약 800만 원이 손해배상액을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다만 이는 계산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가정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갱신거절 당시와 신규 임
대차계약의 보증금·월세, 당시 법정 전월세전환율, 실제 손해 자료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집주인이 임대한 것이 아니라 매도했다면 어떨까요?
실무에서는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를 내보낸 뒤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지 않고 주택을 매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법 적용 방식이 달라집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과 제6항은 임대인이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한 경우’를 직접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집을 매도했다는 사실만으로 제6항의 세 가지 손해배상 산식이 자동으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매도했다고 해서 언제나 배상책임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갱신거절 당시에는 실제로 거주할 계획이 있었지만, 이후 예상하지 못한 사정으로 매각하게 됐다면 거짓 갱신거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처음부터 실거주할 의사가 없으면서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기 위해 거짓말을 했고, 곧바로 매매계약을 추진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실거주 의사가 없었다는 점과 위법한 갱신거절로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주장해야 합니다.
배상액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의 산식으로 자동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사비용·중개보수·추가 주거비 등 실제 발생한 손해와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거주한다고 했다가 매도했으니 무조건 세 달치 월세나 2년치 차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세입자가 반드시 남겨야 할 증거
거짓 실거주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첫째, 계약갱신요구 사실을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이메일, 내용증명처럼 언제 어떤 내용으로 갱신을 요구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했다는 사실을 남겨야 합니다. “계약을 연장해줄 수 없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 본인이나 부모·자녀가 들어와 살 예정이라는 이유까지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새로운 주택을 구하면서 발생한 비용을 보관해야 합니다. 새 임대차계약서, 중개보수 영수증, 이사업체 비용, 기존 계약보다 늘어난 보증금이나 월세 자료 등을 챙겨야 실제 손해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넷째, 기존 주택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야 합니다. 등기부등본을 통해 집주인이 주택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매도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제3자와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체결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이 거절된 전 임차인은 일정한 요건을 갖춰 확정일자부여기관에 해당 주택의 임대차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임대차의 확정일자, 보증금·차임, 임대차기간 등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웃에게 들은 이야기나 온라인에 올라온 매물만으로 소송을 준비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주인도 실거주 계획을 가볍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실거주 사유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당장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내가 들어가 살겠다”고 말했다가 더 높은 가격으로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실거주 계획이 진정한 것이라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의 처분이나 임대차 종료 계획, 직장과 학교의 위치, 이사업체 계약, 입주를 위한 수리나 가구 준비, 전입신고와 실제 거주 내역 등이 판단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본인이 산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부모나 자녀가 살 예정이었다고 말을 바꾸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사정으로 거주자가 바뀌었다면 그 경위와 객관적인 사정변경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거주 계획이 계약 만료 전에 바뀌었다면 기존 갱신거절을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임차인에게 신속히 알린 뒤 갱신할 기회를 다시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거주 의사가 사라졌는데도 임차인을 내보낸 뒤 제3자와 계약을 체결하면 분쟁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고 무조건 거짓 실거주는 아닙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다른 세입자가 들어왔다면 임차인은 손해배상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는 결과만으로 임대인의 거짓말과 배상책임이 자동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 진정한 실거주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 계획이 변경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갱신거절을 철회하고 임차인에게 다시 기회를 줬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반대로 임대인이 “실거주할 것”이라는 말만 반복할 뿐 실제 이사 준비가 전혀 없었고, 임차인이 나간 직후 더 높은 조건으로 새로운 세입자를 받았다면 임차인은 법에서 정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입자는 갱신거절 통보를 받았을 때부터 모든 의사표시와 비용 자료를 남겨야 합니다.
집주인 역시 실거주라는 말 한마디가 임차인의 주거권과 이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둘러싼 분쟁은 결국 말보다 기록과 실제 행동으로 판단됩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거나 거절당했다면, 계약서와 문자, 내용증명, 새로운 임대차정보, 실제 지출 자료를 함께 놓고 법적 책임을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배준형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 본 칼럼은 주택 계약갱신요구권, 임대인의 실거주 갱신거절 및 손해배상에 관해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률·부동산 실무 쟁점을 설명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실제 갱신거절의 적법성, 실거주 의사의 진정성, 정당한 사유, 손해배상 책임과 금액은 계약 내용과 당사자의 의사표시, 사정변경, 신규 임대차 또는 매매 경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관련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