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7500억원 투입
15GW 데이터센터 구축 발판
거액 외국 투자 받기에도 유리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과 투자를 전담하는 자회사(SK하이퍼)를 만든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메가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AI DC 통합추진단’을 세운 지 2주 만에 전담 회사를 설립하며 SK그룹의 데이터센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가 목표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을 전담할 신설법인 ‘SK하이퍼주식회사(SK하이퍼)’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7500억원을 출자한다고 23일 밝혔다. 회사명은 한계를 뛰어넘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가고, 하이퍼스케일급으로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벌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달 말 설립될 SK하이퍼는 SK그룹이 추진하는 2035년까지 15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의 부지 확보, 변전소 구축·운영, 고객 유치, 사업화 등 개발을 전담한다. SK하이퍼의 출자금을 전부 부담하는 SK텔레콤은 2030년까지 SK하이퍼가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출자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퍼를 통해 2029년까지 울산 등 영남권과 서남권, 충청권에 5GW 규모의 AI DC를 구축하는 것을 1단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추가로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세워 총 15GW 규모를 확보하는 것이 2단계 목표다.
SK하이퍼 설립은 그룹의 데이터센터 관련, 의사결정 속도를 최대로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의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 사업을 SK텔레콤이 주축이 되고, SK텔레콤은 이를 전담하는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수요처를 발굴해 부족한 자금을 투자 형태로 받기 위한 전략도 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국가 기간 통신사여서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으면 안 된다”며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는 수요처와의 공동 투자가 동반될 수밖에 없는데, 자회사인 SK하이퍼를 통해선 외국인 투자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AI DC 추진단장이 대표 겸임
SK하이퍼 책임자는 정석근 SK텔레콤 AI CIC(부문)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결정됐다.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정 대표는 이니텍, 삼성전자,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등을 거쳐 2023년 SK텔레콤으로 옮겨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을 지냈다.
정 대표는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통합추진단장을 겸임하며 SK그룹 계열사와 소통하는 역할을 맡았다. SK브로드밴드와 SK AX의 운영·시스템 구축 역량,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에너지·건설 계열사의 전력·시공 역량을 프로젝트별로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데이터센터를 반도체와 에너지, 건설, 네트워크 역량을 묶는 핵심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29일 “이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이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AI를 수출하는 나라로 전환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가 국가 경쟁력과 AI 산업의 주권을 좌우하는 차세대 국가 전략자산이라는 판단이다.
정석근 SK하이퍼 대표는 “SK하이퍼는 SK그룹의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 청사진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역할”이라며 “체계적이고 빠른 실행을 통해 핵심 인프라와 고객을 확보하고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