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갤럭시Z플립8, 갤럭시Z폴드8, 갤럭시Z폴드8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왼쪽부터 갤럭시Z플립8, 갤럭시Z폴드8, 갤럭시Z폴드8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오늘 공개한 갤럭시Z 시리즈는 폴더블의 기준을 다시 세운 출발점입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노태문 대표이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26'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폼팩터를 알리는 시기를 지나 이제 폴더블은 일상이 됐고 고객들의 기대 역시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갤럭시Z 시리즈가 폴더블 기준을 다시 세웠다는 노 대표의 자신감은 '자평'으로 그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먼저 '와이드' 형태 기기를 선보이기 위해 폼팩터를 다양화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도 잠재웠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기존 Z폴드 형태인 갤럭시Z폴드8 울트라와 와이드 형태인 갤럭시Z폴드8, 클램셸 형태인 갤럭시Z플립8를 공개했다. 해외 주요 정보기술(IT)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갤럭시Z 시리즈는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사실 갤럭시Z폴드8의 경우 공개 전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사진상으로만 봤을 땐 짧고 넓은 비율이 어색했을 뿐 아니라 와이드 형태로 알려진 폴더블 아이폰을 예고한 애플에 맞서 '급조'한 제품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하지만 해외 IT 전문매체들은 낯선 생김새가 오히려 폴더블폰의 고질적 불편을 덜어냈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갤럭시Z폴드8은 펼쳤을 때 7.6형, 4대 3 비율의 화면을 나타낸다. 기존 Z폴드 제품으로 기기를 펼친 상태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유튜브를 시청하면 화면 위아래로 공백이 컸다. 하지만 갤럭시Z폴드8은 이 공백을 없애 사용자가 꽉 찬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더버지는 "사진으로 봤을 때는 뭉툭한 형태가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실제로 보니 놀랍게도 손에 잡히는 느낌이 좋고 거의 즉시 직관적으로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실물이 예상보다 편안하고 직관적이었다는 것. 접은 상태에선 줄어든 높이 덕분에 한 손으로 화면을 조작하기도 쉬워졌다고 덧붙였다.

안드로이드 어쏘리티는 앞서 "그저 애플보다 먼저 와이드형 폴더블폰을 만들기 위한 어설픈 시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실제 제품을 체험한 뒤엔 "(기존 생각이) 틀렸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갤럭시Z폴드8을 이번 시리즈 중 가장 선호하는 모델로 꼽았다.

콘텐츠 감상 경험에 관해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테크레이더는 "여권 모양의 이 이색적 제품이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을 되살렸다"는 제목의 기사로 갤럭시Z폴드8을 칭찬했다. 영상 위아래로 표시됐던 검은 여백이 줄면서 기존 폴더블보더 화면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톰스가이드는 넓어진 외부 화면과 함께 가벼운 무게를 긍정적으로 봤다. 갤럭시Z폴드8 무게는 201g으로 삼성전자 폴더블 형태 제품들 중 가장 가볍다. 이 매체는 "현재로서는 지금까지 나온 폴더블 디자인 중 가장 마음에 든다"며 "좋은 의미에서 우리의 예상을 벗어난 제품은 일반 갤럭시Z폴드8이었다"고 했다.
갤럭시 언팩 2026 현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언팩 2026 현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4대 3 화면 비율이 실제 영상 시청경험에 변화를 가져오는지 여부를 놓고는 이견도 있었다. 나인투파이브구글은 "기술적으로 실질적 개선은 없다"며 검은 여백이 줄지찌만 영상이 표시되는 면적은 갤럭시Z폴드8 울트라나 갤럭시Z폴드7과 거의 같다고 지적했다.

비싼 가격, 카메라 구성 등도 약점으로 지목됐다. 갤럭시Z폴드8 미국 출고가는 1899.99달러인데 별도 망원카메라를 탑재하지 않고 카메라 사양을 낮춘 것은 아쉽다는 평도 있다. 국내에선 12GB 메모리·256GB 기준 227만원대에 출시된다. 512GB와 1TB 모델은 각각 253만원대, 315만원대로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을 앞세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수성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전망을 보면 올해 삼성전자의 폴더블 점유율은 32%로 지난해보다 8%포인트 떨어지겠지만 선두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노 대표는 "더 많은 기업의 시장 진입은 이미 폴더블이 대세가 되었다는 의미"라며 "경쟁이 치열할수록 한 발 앞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글로벌 폴더블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