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EPA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EPA 연합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네릭의약품(합성화학의약품,복제약)에 대해 8월 1일부터 2년간 무관세 이후에 2028년 8월부터 100%, 2029년부터는 200%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2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제네릭 의약품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생산 시설을 다시 이전하도록 하는 한편, 그 기간 동안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업체에 대한 처벌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특허 의약품과 브랜드 의약품에 대한 관세는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특허 의약품과 그 원료에 대해 무역법 232조에 따라 100% 관세를 부과했다. 이 때는 제네릭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및 관련 원료는 제외했다. 대형 제약사들은 100% 관세율 적용전 120일의 유예 기간을, 위탁생산에 의존하는 소형 제약회사들은 180일의 유예 기간을 받았다.

22일 CNBC가 인용한 미국 의회 정보 플랫폼의 레지스1에 따르면, 미국에서 처방되는 약의 대부분의 해외에서 생산된 제네릭 의약품으로 조제된다.

지난 해 말 브루킹스 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제네릭 의약품의 약 50%는 인도에서 공급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 중국이 10~15%, 기타 한국과 대만 캐나다 등이 특수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를 약 5~10% 공급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한국의 대미 의약품 수출액은 약 17억 6,0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로, 미국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한국 제약업계의 주된 대미 수출 품목은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 의약품)와 일부 특수 제네릭이다. 이번 관세 부과 조치와 관련해서 바이오시밀러는 언급되지 않아 일단 관세부과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 및 증설 투자를 진행중이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모든 제네릭 의약품의 약 50%를 공급하는 인도 제약업계는 장기적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인도 의약품 수출에서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대부분 인기의약품의 저렴한 복제약이다.

인도가 완제의약품(FDI)인 제네릭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면, 중국 기업들은 아목시실리같은 항생제, 헤파린 같은 활성 원료 의약품(API)의 글로벌 공급망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도 원료의약품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도산 제네릭의 수입이 급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미국내 일반 제네릭 의약품의 마진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미국내 도매업체가 추가 비용을 흡수하거나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지 못하면 특정 제품 생산이 완전히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힌리히 재단의 무역 정책 책임자인 데보라 엘름스는 “미국 내 제약 생산 시설 건설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거의 모든 원자재는 여전히 해외에서 수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200%의 관세가 부과된다 해도 근본적으로 바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테네오의 남아시아 자문위원인 아르핏 차투르베디는 “2년이라는 기간동안 인도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 인하 및 투자 약속 등 협상 기회가 많다. 또 관세가 발효되는 시점은 2028년으로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인만큼,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과정에서 인도 제약회사들이 워싱턴에 면제를 요청하고,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추진하며,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시장으로 다각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