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대학 진학률이 OECD 국가 중 최고지만 대학 졸업장의 경제적 가치는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넉 달여 앞둔 지난 15일 서울 능동로 건국대에서 수험생들이 모의 논술고사를 치르고 있다.  뉴스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대학 진학률이 OECD 국가 중 최고지만 대학 졸업장의 경제적 가치는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넉 달여 앞둔 지난 15일 서울 능동로 건국대에서 수험생들이 모의 논술고사를 치르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 청년의 대학 진학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지만 대학 졸업장이 노동시장에서 지니는 경제적 가치는 OECD 중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대학 입시 경쟁과 사교육 중심의 교육 구조, 취약한 직업교육(VET) 체계가 한국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늦추는 구조적 원인이라고 OECD는 진단했다.

◇ 교육열 최고 수준이지만 입시에 매몰

21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최근 OECD가 발간한 ‘2026 한국경제보고서’를 정리한 이슈브리프에 따르면 우리나라 25~34세 청년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1%로 OECD 평균(48%)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정작 대졸자의 평균 임금은 고졸자보다 31% 높은 수준에 그쳐 대학 학위가 가져다주는 ‘임금 프리미엄’은 OECD 평균(54%)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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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는 이를 ‘교육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설명했다. 대학 진학률이 노동시장 수요보다 과도하게 높아 예전에는 고졸이면 가능했던 일자리도 대졸 학력을 요구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학력자가 자신의 학력보다 낮은 수준을 요구하는 일자리에서 일하는 ‘과잉학력’ 비율은 31%로 OECD 평균(23%)보다 높았다. OECD는 한국 청년 고용 문제의 핵심이 일자리 부족보다 교육과 노동시장 구조의 불일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 부족한 공교육, 사교육으로 메워

입시 중심의 교육 체계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 초등학교의 연간 정규 수업시간은 655시간으로 OECD 평균(804시간)보다 적고, 중학교도 842시간으로 OECD 평균(909시간)에 못 미친다. 부족한 공교육을 사교육이 메우는 구조가 고착화해 지난해 월평균 사교육비는 가구 처분가능소득의 약 10%까지 늘어나는 악순환도 포착됐다.

고등학교 직업교육 이수율은 16%로 OECD 평균(4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학 진학에 매몰돼 진로 선택의 다양성이 떨어지다 보니 청년들이 대학 입시와 공무원·전문직 시험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OECD는 이 같은 고부담 시험 체계가 암기식 학습을 유도하고 노동시장 진입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공무원시험 응시자 상당수가 반복 응시하는 구조 역시 청년 취업 지연을 심화시키는 배경으로 꼽았다.

OECD는 대학 입시에서 학교 교육과정 반영을 강화하고 공무원·전문직 선발의 시험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 청년 실업률은 6.4%로 OECD 평균(11.1%)보다 낮지만 학위 프리미엄 하락과 오랜 수험 생활 기간, ‘쉬었음’ 청년 증가 등 총량 지표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학 교육 품질을 높여 노동시장 수요와 전공을 연결하고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 및 문제 해결 능력,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