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그랜드 투어를 끝으로 <정글북>을 쓴 영국의 작가, ‘러디야드 키플링’은 "수에즈 동쪽 너머의 신비로운 동양 세계"라는 말을 남겼다. 이를 계기로 동양에서 으뜸으로 평가되는 호텔에는 "수에즈 동쪽"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페닌슐라 호텔은 "수에즈 동쪽 최고의 호텔"로 통하는 월드 클래스였다. 호텔 오픈 때부터 서빙된 애프터눈 티는 댄스 연회와 함께 사람들을 끌어들였고, 홍콩 상류층들과 전 세계의 엘리트들이 교류하는 홍콩 사교의 장이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다. 페닌슐라 애프터눈 티는 오늘날까지 호텔의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오후의 여유와 함께 간단하게 간식을 즐기는 애프터눈 티는 미각을 부드럽게 열어주는 세이보리, 핑거 샌드위치부터 시작한다. 얇게 썬 오이에 딜 허브와 크림치즈를 곁들인 오이 샌드위치는 영국 정통 애프터눈 티의 대표 메뉴이자 페닌슐라의 전통이기도 하다. 샌드위치 라인업에 따라 훈제 연어 샌드위치 같은 클래식 메뉴가 3단 트레이의 1층에 서빙된다. 2층에는 한입에 감칠맛을 돋아주는 카나페가 올라가는데, 맛깔나는 프레젠테이션 덕분에 눈부터 즐겁다.
홍콩 지명은 '향기로운 항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명나라 때는 향나무의 교역항이었고, 청나라 때 영국으로 할양된 이후에는 대영제국의 차 무역항이었다. 페닌슐라 애프터눈 티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스콘과 클로티드 크림, 오이 샌드위치는 고온다습한 홍콩의 풍토와 어울리지 않는 영국식 식문화다. 하지만 세계의 차 문화가 교차하는 홍콩에서 영국식 차 문화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에는 상징성이 있었다. 차 재배 종주국의 앞마당에서 애프터눈 티를 격조있는 사교문화로 브랜딩 한 것이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페닌슐라 애프터눈 티 전통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향기로운 차 한 잔의 여유를 탐닉하는 문명인들을 유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