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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지킨 화가, 길 위를 떠돈 화가…과천서 만났다
과천 K&L뮤지엄
한희원·한생곤 2인전
한희원·한생곤 2인전
한희원 작가는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다 1997년 분필을 놓고 붓을 잡았다. 지금은 화가와 미술관이 모여든 광주 양림동에 살며 작업을 하고 있다. 동료 작가들과 함께 ‘양림골목비엔날레’를 만들고, 2015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한희원미술관'도 운영 중이다.
1980년대 민중미술 작품을 그렸던 그는 2000년대 들어 숲과 나무, 꽃을 그린 '생(生)'과 '존재' 연작을 발표한다. 거칠게 쌓아 올린 두꺼운 물감으로 각박한 현실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나무와 꽃의 생명력을 담아냈다. 최근에는 '평온'과 '초월'을 주제로 한 작업들을 그리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가로 3m 대작 '생의 파문'과 근작 '섬진강 아라리요'를 만날 수 있다.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려 파도처럼 일렁이는 붓 자국이 인상적이다.
전시의 또다른 주인공은 한생곤 작가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뒤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2000년대 초 낡은 노란 버스를 사서 작업실로 고친 뒤 전국을 떠돌았다. 그의 사연이 2003년 지상파 다큐멘터리 방송에 방영되며 그에게 '길 위의 화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K&L뮤지엄이 국내 지역 작가를 조명한 기획전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형 K&L뮤지엄 학예실장은 "인간과 삶에 대한 근원적 탐구와 진지한 철학을 바탕으로 작업한 작가들"이라고 설명했다.
K&L뮤지엄은 2023년 과천에 개관했다. 기업 SMK인터내셔널이 세운 사립 미술관으로, 그동안 오스트리아 전위 예술가 헤르만 니치(1938~2022)의 개인전, 스위스 현대미술가 클라우디아 콤테의 국내 첫 개인전 등 해외 현대미술을 주로 소개해 왔다. 전시는 다음달 2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