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MS 전략 베낀 오픈AI…1000억달러 동맹 균열
영역 다툼 심해지자 '각자도생' 나선 美빅테크
MS 수익 핵심인 기업용 플랫폼
투자받은 오픈AI가 진출하며
경쟁사 시장 빼앗은 전략 재현
앤트로픽 투자한 아마존도 비슷
MS 수익 핵심인 기업용 플랫폼
투자받은 오픈AI가 진출하며
경쟁사 시장 빼앗은 전략 재현
앤트로픽 투자한 아마존도 비슷
◇ 투자한 회사 저격하는 MS
나델라는 지난 12일 X(옛 트위터)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는 (AI 모델) 구매자가 이를 사용하기 위해 지식을 내어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학습이 한쪽 방향으로 흐른다면 경제적 가치는 학습 인프라를 소유한 기업에 집중될 것”이라고 적었다. 난데없는 이 글의 뜻은 ‘AI 모델을 이용하려면 사용자가 데이터를 모델에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AI 모델 개발사가 데이터를 독점할 수 있다’는 경고다.나델라는 지난달 15일에도 “모든 기업이 소수 AI 모델에 가치를 내어주는 세상을 바라지 않는다”고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나델라가 특정 기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런 발언은 오픈AI·앤트로픽을 겨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MS가 오픈AI에 투자한 지분 가치는 지금까지 1000억달러(약 150조원)가 넘는다. 앤트로픽에도 최대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이들을 견제하는 것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이 기업용 AI 시장의 직접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MS는 지난해 매출의 82%가 기업 고객에서 나왔다. ‘오피스365’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클라우드 위에서 가동되는 기업용 AI 플랫폼 ‘MS 파운드리’가 주 매출원이다.
◇ 기업용 AI 시장 놓고 충돌
오픈AI는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2월 MS 파운드리 같은 기업용 AI 플랫폼인 프런티어를 출시했다. 이전까지 AI 모델 GPT와 소비자용 챗GPT에 집중해 왔으나, 진짜 매출은 결국 기업에서 나온다고 판단한 것이다.앤트로픽에 투자한 아마존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아마존은 자사 클라우드 기반에서 가동되는 AI 플랫폼 ‘베드록’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 고객이 여러 AI 모델을 쓸 수 있도록 하는 ‘AI 소매상’인 것이다.
최근 앤트로픽은 기업 고객과 직거래를 트고 있다. 고객사에 투입해 자사 AI 모델을 이식할 수 있도록 하는 ‘현장배치엔지니어’(FDE)를 채용하고 있다. 한국에도 최근 법인을 설립하고 기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앤디 재시 아마존 CEO가 앤트로픽 AI 모델 페이블5의 보안 우려를 백악관에 전달한 배경이다.
◇ MS 전략 따라가는 오픈AI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오픈AI가 1990년대 MS를 떠올리게 한다는 얘기가 적잖게 들린다. 당시 MS의 사업 전략은 ‘3E’(포용·확장·소멸을 뜻하는 Embrace·Extend·Extinguish)로 불렸다. 경쟁사와 호환되는 기술 표준을 채택해 시장에 진입하고, MS의 고유 기능을 추가하거나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상대 제품을 시장에서 쫓아내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에 넷스케이프의 인터넷 브라우저 내비게이터, 사무용 소프트웨어인 워드퍼펙트·로터스 등이 사라졌다. 당시 벤처투자자가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나 처음 묻는 질문이 “MS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느냐”였다고 한다.오픈AI 역시 이 같은 흡수 전략을 쓰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올트먼은 올 5월 와이콤비네이터가 주최한 행사에서 “이번 기수 스타트업에 200만달러어치 토큰(AI 연산 기본 단위)을 줄 테니 지분을 달라”고 했다. 벤처 투자자인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전형적인 플랫폼 전략”이라고 했다. “이 토큰을 받으면 오픈AI가 여러분의 스타트업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복제해 앱을 무료 서비스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경고였다.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투자자는 “MS 역시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서비스를 확장해본 적이 있는 만큼 오픈AI의 전략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