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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반도체 돈벼락, 외환 방파제부터 높여야
경상흑자에도 대외금융자산 감소
코스피 급등에 外人 주식 급증
대외부채 방어력도 약화
리밸런싱에 환 변동성 확대
韓 기초체력 약화 오인 우려
달러 환류 촉진 등 대책 시급
강태수 KAIST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
코스피 급등에 外人 주식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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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밸런싱에 환 변동성 확대
韓 기초체력 약화 오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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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수 KAIST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
그런데 돈이 넘쳐날 것이라는 전망과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통계가 있다. 대외건전성을 가늠하는 순대외금융자산(NFA)이 뚜렷이 줄고 있는 것이다. NFA는 우리가 해외에 가진 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 금융자산을 뺀 ‘나라 밖 금융순자산’이다. NFA는 2014년 플러스(+)로 전환한 뒤 2024년 말 1조달러를 넘어섰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축적한 핵심 대외 안전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연속 감소해 올해 1분기 말 7536억달러로 내려앉았다.
NFA 축소의 주된 원인은 코스피지수 급등으로 외국인 보유 주식 평가액이 크게 늘어난 데 있다. 평가액은 2025년 말 1327조원에서 지난 5월 말 2852조원으로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이를 성급히 위험 신호로 단정할 일은 아니지만 “나쁜 축소가 아니니 걱정 없다”고 넘길 일도 아니다. 문제는 NFA 자체보다 외국인 자금 비중이 커져 금융시장의 대외 충격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데 있다. 눈여겨볼 점은 세 가지다.
첫째, 대외건전성 약화로 오인될 위험이다. NFA는 대외 지급능력과 국가신뢰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표가 빠르게 내려가면 실제 위기가 아닌데도 대외건전성 약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자칫 국가 위험 프리미엄과 채권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둘째, 주가 변동이 환율 불안으로 번질 위험이다. 외국인 비중이 커지면 매매 충격이 외환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올해 들어 7월 초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156조원어치 순매도했다. 주가 급등으로 한국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웃돌자 리밸런싱 매도가 늘어난 것이다. 매도 대금이 달러로 환전되면서 환율 상승 압력도 커졌다. 같은 기간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6% 하락했다. 주식시장 강세가 오히려 외국인 매도와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
셋째, 외환보유액의 상대적 왜소 위험이다. NFA가 많다고 위기 때 당국이 활용할 외화유동성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 해외 직접투자·주식·장기채권 등은 민간 소유다. 정부가 마음대로 동원할 수 없다. 외환시장 불안에 대응하는 최후 안전판은 결국 외환보유액이다. 대외금융부채는 크게 늘었지만 외환보유액은 그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2021년 4631억달러에서 올해 6월 4273억달러로 줄었다. 대외금융부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은 2014년 36.5%에서 최근 20%로 낮아졌다.
몇 가지 대응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시장과의 정책 소통이 한층 중요해졌다. 같은 NFA 감소도 원인에 따라 의미는 다르다. 최근 감소는 외국인 주식의 평가액 증가 때문이지만 ‘2008년 감소’는 외환보유액 감소와 단기외채 증가가 맞물렸다.
다음으로 해외 ‘파킹’된 달러 자금의 국내 환류 촉진이 시급하다. 수출대금과 이자·배당소득 등 외화 수익 상당액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 환율 변동성 확대를 외국인 리밸런싱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다. 달러가 국내로 돌아오는 통로가 넓어져야 외환시장도 덜 흔들린다. 해외 배당소득의 국내 유입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외화예금, 달러표시채권 등 국내 외화 운용시장 매력도도 높일 필요가 있다.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를 토대로 외화유동성 완충력을 점진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반도체 특수로 늘어난 세수의 일부를 외국환평형기금에 보태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유효한 카드다. 글로벌 연기금과 장기 패시브 자금이 늘면 외국인 투자자금 안정성이 높아져 기계적 리밸런싱 매도 압력도 완화된다.
전례 없는 경상수지 흑자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거품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호황은 언제든 꺾일 수 있다. 금융 역사가 보여준 교훈이다. 방파제가 낮은 경제에선 돈벼락도 불안의 씨앗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