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로봇 등 일부 산업에 막대한 벤처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엑시트(자금 회수)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부진이 길어지면 벤처 자금이 회수되지 못한 채 시장에 묶이는 ‘돈맥경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캐피털(VC)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은 크게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 상환 등 세 가지다.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보다 IPO 의존도가 높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벤처투자 회수 유형 가운데 IPO 비중이 40.6%를 차지했다. IPO에 실패하면 벤처펀드가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뜻이다.

문제는 IPO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IPO 건수는 22건, 금액은 8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7건·1조3334억원)와 비교하면 건수는 40.5%, 금액은 36.3% 감소했다. 반면 올 1분기 벤처펀드 신규 결성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한 4조365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VC업계 관계자는 “적자 기업인데도 몸값을 조 단위로 인정받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이들 스타트업이 상장할 가능성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부진하면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지 못해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