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지표 나아졌지만…소득 양극화·인재쏠림 심화"
“지난 7~8년간 TSMC는 대만 경제 성장의 핵심 엔진이었지만 빛과 동시에 그림자도 낳았습니다.”

대만의 저명한 정치·사회학자인 우제민 대만중앙연구원 특임연구원(사진)은 지난 10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TSMC의 독주 체제가 대만에 또 다른 과제를 안겨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반도체 호황의 과실이 모든 계층에 고르게 돌아가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소득 서비스업 종사자와 자산가는 주식 투자를 통해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함께 누리지만 그렇지 못한 계층은 물가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주택 문제도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심화했다. 우 연구원은 “타이베이와 신베이에서는 사회초년생이 월급 4만대만달러(약 187만원)를 받아도 월세로만 1만~1만5000대만달러를 지출하는 사례가 많다”며 “투자 목적의 다주택 보유와 낮은 금리의 담보대출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우 연구원은 “대만의 거시지표는 나아지고 있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들어냈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 포퓰리즘이나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이베이=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