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시설을 이전하기 위해 2020년부터 6년째 협의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은 전남광주 무안에 대체 시설을 마련한 뒤 2033년 9월까지 이전하는 계획을 토대로 협의해 왔지만,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조성에 광주 군공항 부지를 활용하기로 하면서 한·미 간 이전 로드맵도 재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이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2020년 외교부로부터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시설 이전 관련 과제를 받아 한·미 간 포괄협정문 마련에 나섰다. 2024년 10월에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체계 아래 군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분과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양측은 실무합의안을 마련한 뒤 포괄협정문 최종 문안을 조율하고 있다.

광주 군공항에는 SOFA에 따라 미국에 공여된 시설이 있어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부지를 회수할 수 없다. 미군 시설을 반환받으려면 양국 간 합의가 필요하며 기존 작전 기능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대체 시설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기존 한·미 협의도 무안에 대체 시설을 조성한 뒤 2033년 9월까지 광주 군공항 기능을 이전하는 계획을 토대로 진행돼왔다.

국방부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전용 구역은 74만2000㎡ 규모다. 활주로 등을 포함한 96만㎡는 한·미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광주 기지는 평시 미군이 상주하지 않지만 유사시 F-22와 F-35 등 미국 항공 전력을 전개할 수 있는 우발기지로 운용되고 있다.

변수는 정부가 지난 6일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로 활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부지 확보 시기를 앞당기려고 한다는 점이다. 당초 2033년을 목표로 해온 이전 일정을 앞당기려면 미국과 대체 시설 마련 시기, 기존 작전 기능 유지 방안 등을 다시 조율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김다빈/하지은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