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끄고 샤워하는 '다크샤워'. 게티이미지
2.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의 '브렉퍼스트 알람 클록'. IHG
3. 솜녹스 2세대 수면로봇. 솜녹스
4. 아요 광치료 안경. 가디언
1. 불끄고 샤워하는 '다크샤워'. 게티이미지 2.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의 '브렉퍼스트 알람 클록'. IHG 3. 솜녹스 2세대 수면로봇. 솜녹스 4. 아요 광치료 안경. 가디언
매일 밤 침대 위에서 한참을 뒤척이다가 잠이 들던 A씨는 요즘 수면제를 먹지 않고 숨 쉬는 로봇을 끌어안으며 잠을 청한다. 아침엔 요란한 알람 소리 대신 고소한 커피 향을 맡으며 눈을 뜬다. 숙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각종 기술을 활용한 ‘슬립테크’가 잠 못 드는 현대인의 이불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스마트 조명부터 베개, 매트리스까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수면 관련 기기는 주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발전 중이다. 네덜란드 슬립테크 스타트업 솜녹스는 품에 안으면 천천히 부풀고 꺼지는 ‘수면 로봇’을 내놨다. 사용자의 호흡 리듬을 안정시켜 신체 긴장을 낮추도록 설계한 제품이다. 벨기에 브랜드 아요는 청색광을 이용한 광치료 안경을 개발했다. 빛으로 생체 리듬을 조절해 시차 적응과 아침의 피로 완화를 돕는 제품이다.

후각에 초점을 둔 제품 및 서비스도 늘고 있다. 프랑스에서 개발된 센서웨이크는 커피, 크루아상, 민트 등 향 캡슐을 정해진 시간에 터뜨리는 방식의 알람시계로 화제를 모았다. ‘냄새로 깨우는 알람’인 셈이다. 글로벌 호텔 체인 IHG의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커피, 블루베리 머핀, 망고 등 조식 향을 활용해 투숙객을 깨우는 ‘브렉퍼스트 알람 클록’을 시범 도입하기도 했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슬립테크를 경험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SNS에선 자기 전 욕실 조명을 끄거나 촛불, 무드등만 켠 채 샤워하는 ‘다크 샤워’를 인증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강한 조명과 스마트폰 화면을 피하고 따뜻한 물로 체온을 올린 뒤 자연스럽게 식히는 방식으로 수면을 유도한다. 여기에 적외선 조사기를 추가하면 ‘꿀잠’ 효과를 더할 수 있다.

슬립테크 분야에 참여하는 대기업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와 삼성헬스를 연동해 수면 환경을 분석하는 ‘수면 환경 리포트’ 기능을 선보였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삼성헬스 앱, 스마트싱스 연결 기기를 기반으로 온도 습도 조도 등 수면 환경 데이터를 파악해 개선할 점을 제안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리서치는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 규모가 지난해 230억달러(약 30조원)를 돌파했으며,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해 2033년 647억달러(약 85조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