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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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가격은 올랐지만 소비자의 발길은 줄지 않고 있다. 외식 물가 부담으로 식당 소비가 움츠러든 가운데서도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고물가에도 햄버거가 잘 팔리는 이유는 정가 인상에도 쿠폰으로 체감 가격을 낮춘 점, 다른 외식 메뉴보다 한 끼 부담이 덜한 점, 저가와 프리미엄 메뉴를 함께 강화한 점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고물가에 떠오르는 ‘한 끼 식사’

"가격 올려도 잘 팔린다"…직장인 점심때마다 몰리는 이유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버거 업체는 올해도 가격을 평균 2% 안팎 인상했다. 하지만 자체 앱 쿠폰, 점심 할인, 1+1 행사 등을 꾸준히 운영하며 체감 결제 가격을 낮추고 있다. 맥도날드는 앱 쿠폰을 통해 주요 제품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버거킹은 와퍼 할인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정가 인상으로 원가 부담을 일부 반영하면서도, 할인으로 소비자 이탈을 막는 방식이다.

햄버거는 고물가에 떠오르는 ‘한 끼 식사’로 평가받는다. 김밥, 냉면, 국밥, 찌개류 등 대중 외식 메뉴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버거 세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주문부터 식사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매장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강점이다. 점심시간이 짧은 직장인이나 학생에게 햄버거는 가격, 속도, 포만감을 함께 맞출 수 있는 선택지가 됐다.

저가 제품과 프리미엄 메뉴를 함께 강화하며 소비층을 넓혔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의 3000원대 ‘어메이징’ 시리즈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개를 넘어섰다. 반대로 한국맥도날드는 국내산 농산물을 활용한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한정판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맥도날드, ‘충주 찰옥수수 치즈 크로켓 버거’ 출시

맥도날드 제공.
맥도날드 제공.
지난 8일 한국맥도날드는 ‘충주 찰옥수수 치즈 크로켓 버거’를 선보였다. 맘스터치도 지난 3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후덕죽 셰프와 협업한 버거를 출시한 뒤 두달 간 전체 방문객 수와 매출이 각각 21% 증가했다. 저렴한 한 끼를 찾는 소비자와 새로운 메뉴 경험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를 함께 잡은 것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 1조4310억원, 영업이익 73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1189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냈다. 맘스터치는 매출 4790억원, 영업이익 897억원을 기록했고, 버거킹 운영사 BKR도 매출 8922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을 냈다. 주요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고도 매출과 수익성을 함께 개선한 셈이다.

과거 햄버거는 10~20대가 즐기는 패스트푸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직장인 점심, 가족 외식, 간편 저녁식사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햄버거를 주 1회 이상 먹는다고 답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도 새 고객층으로 떠올랐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햄버거 카드 결제 건수는 전년보다 38.2% 증가했다. 불고기버거처럼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햄버거가 또 다른 K푸드 경험으로 소비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햄버거는 가격 인상에도 할인 쿠폰과 세트 구성을 통해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을 낮출 수 있는 품목”이라며 “고물가 상황에서는 비싼 외식보다 예측 가능한 가격의 한 끼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는데, 햄버거가 그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