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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도, 6·25도 견딘 조선왕조실록…부산에 모였다
부산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8월 30일까지
'조선의 기록과 문화'
8월 30일까지
전쟁이 끝난 뒤 조선은 전주사고에 남은 실록을 다시 찍어 다섯 곳에 나눠 보관했다. 훗날 한양의 춘추관본이 소실된 뒤에도 산속의 네 부는 살아남았다. 조선왕조실록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완벽히 보존된 역사서 중 하나로 남은 비결이다.
살아남은 네 사고의 '성종실록'이 420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부산박물관이 국립고궁박물관과 협력해 오는 8월 30일까지 여는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萬世)에 전하노니'에서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왕조실록 외에도 세계기록유산 '조선왕조 의궤' 등 조선 왕실 유물 190여 점이 나왔다.
실록·어진, 세계유산위원회에 공개
이번 전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가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이 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사상 처음으로 실록의 네 판본을 한자리에 모은 건 이번 회의를 위해 부산을 찾는 196개국 관계자 3000여 명에게 조선 기록유산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서다.조선의 기록문화를 다룬 전시 1부에서는 성종실록 네 부와 함께 개국 직후 처음 편찬한 '태조실록' 첫째 권(국보)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임진왜란에서도 살아남아 제작 후 500년 넘는 세월을 버틴 전주사고본이다.
1861년 그린 철종 어진(보물)은 공작 깃털을 꽂은 전립에 금박 용보를 단 군복 차림이다. 화면 위 '내 나이 31세 때의 초상(予三十一歲眞)'이라는 글씨는 철종의 친필이고, 화폭에는 그날 불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영조 어진(보물)도 나왔다. 이 밖에 창덕궁과 창경궁 전경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듯 그린 국보 '동궐도' 등이 함께 걸렸다.
조선의 창, 부산
3부는 조선 대일(對日) 외교의 창구였던 부산을 조명한다. 임진왜란이 끝난 뒤 조선은 1609년 기유약조로 일본과 국교를 다시 텄다. 대신 일본인의 내륙 출입을 막기 위해 외교와 무역 창구를 동래부(현재 부산) 한 곳으로 묶었다. 오늘날 용두산공원 일대에는 약 10만 평 규모의 일본인 거주지 초량왜관이 들어섰다. 동래 출신 화가 변박이 1783년 왜관 전체를 내려다보듯 그린 '초량왜관도', 동래부사가 일본 사신을 맞아 잔치를 베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10폭 병풍 '동래부사접왜사도'가 그 시절을 증언한다.부산은 조선통신사가 배를 띄운 곳이기도 했다. 1811년 통신사를 수행한 화원 이의양의 그림 등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세계기록유산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함께 걸렸다. 신의를 뜻하는 '성신(誠信)'을 내건 이 외교는 조선 후기 200여 년 한·일 평화의 기반이 됐다. 관람은 무료, 전시는 8월 30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