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석 이천시장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천시 제공.
성수석 이천시장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천시 제공.
지난 1일 취임한 성수석 이천시장은 취임식에서 시민에게 큰절을 올렸다. 당선의 기쁨보다 책임을 먼저 언급했고, 시장의 권한보다 시민의 권리를 앞세웠다.

민선 9기 이천시가 나아갈 방향도 분명했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역세권 개발, 교통 혁신을 통해 '미래가 모이는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성 시장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천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 도시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며 "산업과 도시, 교육을 함께 바꾸는 혁신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성 시장이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시민주권'이다. 그는 "도시의 주인은 행정이 아니라 시민"이라며 "시민의 의견이 정책이 되고 행정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거버넌스위원회와 시민참여예산제를 확대하고, 시민 누구나 시장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시장 직통 문자'도 운영할 계획이다.

민선 9기 핵심 과제로는 경제와 교통을 꼽았다. 성 시장은 "AI와 반도체가 도시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라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반도체 설계연구단지와 소재·부품·장비 클러스터를 조성해 첨단산업 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이천신산업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지역화폐 확대와 재생에너지 수익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햇빛연금' 도입도 구상 중이다.

교통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그는 "용인~충주 고속도로의 이천 연결을 추진하고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 6공구 조기 개통을 이끌어 남부권 교통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광역버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인 '똑버스'를 읍·면 지역에 확대 배치해 농촌 주민의 이동권도 강화할 방침이다.

성 시장은 역세권 개발을 민선 9기 최대 도시혁신 사업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천역과 부발역, 신둔도예촌역 일대를 단순 주거지가 아니라 일자리와 상업, 문화가 결합한 복합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며 "'역세권 르네상스'를 통해 도시의 성장축을 새롭게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천도시공사를 설립해 공공이 개발을 주도할 방침이다. 성 시장은 "개발이익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시민 복지와 도시 인프라 확충에 재투자되는 구조를 마련하겠다"며 "도시 개발의 성과를 시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수석 이천시장 취임식. 이천시 제공.
성수석 이천시장 취임식. 이천시 제공.
교육 정책은 산업과 연계해 추진한다. 그는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교육을 위해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SK하이닉스와 연계한 반도체·AI 특성화 교육을 확대하고 글로벌 청소년드림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촌지역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학군 조정과 중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서울에는 이천 출신 학생들을 위한 지방학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생애주기 맞춤형 지원'을 내세웠다. 권역별 24시간 아이돌봄센터와 달빛어린이병원을 유치하고, 민·군 협력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한다. 경로당은 AI 기반 디지털 사랑방으로 전환하고 장애인 맞춤형 일자리도 늘릴 계획이다.

문화와 관광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 예술인 등록제를 도입해 지역 문화예술인을 지원하고, 마을 문화기획자를 양성한다. 100개 체험형 관광 콘텐츠와 투어버스를 연계해 체류형 관광도시를 조성하고 생활체육시설도 확충할 방침이다.

농업 경쟁력 강화도 빼놓지 않았다. 성 시장은 "농업은 이천의 뿌리이자 미래"라며 "농어민 기회소득을 확대하고 친환경농업 전담부서를 신설해 인증과 컨설팅 비용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 농축산물유통센터와 농촌재생지원센터를 설립해 스마트농업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공직사회에도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관행보다 혁신을 선택하고 보고를 위한 행정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해야 한다"며 "공직자에게는 과감히 권한을 주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시장인 제가 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성 시장은 "민선 9기의 공약은 구호가 아니라 반드시 실현할 약속"이라며 "화려한 말이 아니라 성과로 평가받겠다. 시민이 주인인 도시, 이천시민이라는 자부심이 가장 큰 자산이 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천=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