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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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 연기용 허위 진단서를 장당 3만원에 발급해 300명의 훈련 연기를 도운 한의사가 구속기소됐다.

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상훈)는 이날 허위 진단서 작성·행사, 의료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한의사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한의사가 3년6개월간 허위 진단서 1430장을 발급해 예비군 대원 300명의 훈련 연기를 도운 것으로 봤다.

검찰은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예비군 훈련을 연기한 예비군 대원 300명도 예비군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가운데 15명은 정식 재판에 넘겨졌으며 285명은 약식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던 A씨는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화나 문자로 예비군 대원의 요청을 받은 뒤, 대면 진료 없이 '전치 3주의 요추·골반 염좌' 등을 병명으로 한 허위 진단서를 발급했다.

특히, A씨는 진단서 한 장당 3만원을 받고 모두 1430장이나 발급했다. A씨는 허위 진단서를 사진 찍어 대원들의 휴대폰으로 전송했고, 진료 기록부도 허위로 작성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예비군 동대에 허위 진단서를 팩스로 대신 제출하거나, 예비군 대원들에게 앱을 통한 제출 방법을 안내하는 등 훈련 연기 절차에 적극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가 대원들에게 "이번에 자동차 보험으로 치료를 받았으니, 내년에 예비군 훈련이 있으면 이야기하라. 내년은 그냥 해 드리겠다", "이번에는 무릎이 아픈 걸로 하자" "원본이 필요하면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말하는 등 허위 진단서 발급을 적극 영업하기도 했다.

예비군 대원들은 허위 진단서 1430장을 이용해 병무청이 시행하는 2박3일 병력 동원 훈련 등을 포함해 모두 1984회 예비군 훈련을 연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진단서 1장으로 같은 달 예정된 보충 훈련 6회를 한꺼번에 연기한 사례도 있었다.

이날 기소된 예비군 대원 300명 가운데 95명은 예비군 8년 차까지 훈련을 계속 연기하면 더 이상 훈련받지 않아도 되는 점을 악용했으며 연기된 훈련을 끝내 받지 않은 채 복무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훈련을 최대 29회까지 연기한 뒤 복무를 마쳐 사실상 예비군 훈련을 면제받기도 했다. A씨는 훈련에 무단 불참해 형사고발 대상이 된 예비군 대원의 진단서 발급일을 훈련일 이전으로 소급해 작성해 주기도 했다.

당초 경찰은 A씨에게 허위 진단서 작성 혐의만 적용해 송치했으나 보완 수사를 통해 의료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추가 범행을 확인하고 A씨를 직접 구속해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예비군 훈련 연기 제도를 악용해 성실하게 의무를 이행하는 예비군 대원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사기 저하를 초래하고, 예비군 제도의 실효성을 훼손해 국방력을 저하시킨 관련 사범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