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 분양사기범의 뒤집힌 결론…"별건 판결 확인해야"
배임죄로 17억 취득 후 별건 '징역 4년' 판결
판결 이전 범죄 저질러 '사후적 경합범'
형법상 '면제 또는 감형' 고려해야
판결 이전 범죄 저질러 '사후적 경합범'
형법상 '면제 또는 감형' 고려해야
대법원 제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기각된 A씨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인천 연수구의 부동산 매매 및 분양대행업체 대표이사였던 A씨는 배임죄로 2024년 8월, 징역 4년 판결이 확정됐다. 그러나 A씨는 2018~2020년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금을 받은 뒤에도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지 않는 등 피해자 3명에게서 총 17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2025년 7월, A씨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점을 A씨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이는 사후적 경합범으로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를 뜻한다. A씨가 배임죄로 실형을 선고받기 전에 범행을 저지른 점이 참작된 것이다. 항소심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기소되기 전에 이미 별도의 사기죄로 공소가 제기돼 있었다"며 "별건에서 피고인을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하는 판결이 확정됐다면 이 사건 범죄와 후단 경합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형법 제39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39조 제1항은 A씨 같은 상황에서 형을 면제 또는 감경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한 조항이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