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가야지" 후폭풍…배재고 '불꽃야구2' 방송 결국 무산
1일 제작사 스튜디오C1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제작진은 최근 불거진 배재고 관련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았고, 이에 오는 6일 방송 예정이었던 '배재고' 편은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13일 오후 8시 '성남고' 편으로 찾아뵙겠다"며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지난달 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불꽃야구' 선수단인 불꽃 파이터즈와 배재고가 대결했고 이 경기는 SBS 플러스 '특집 불꽃야구 생중계'로 방송됐다. 해당 경기 후일담과 함께 편집본이 제작사 스튜디오C1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배재고의 '지역 비하' 사안이 터져 결국 방송이 무산됐다.
이 구호는 지난달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케 하는 조롱성 구호로 해석되면서 지역 비하성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진행한 '탱크데이', '책상의 탁' 등의 문구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5·18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경질됐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까지 고개 숙이며 사과했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을 타고 빠르게 확산했고, 스포츠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한 구호 외치기 행위에 질타가 쏟아졌다.
배재고 측은 사과문을 게재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1차 사과문에서 문제 행동을 '일부 학생'들이라고 축소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추가로 흘러나왔고, 사과문 이미지에 AI 마크가 있다는 점에서 "AI로 대리 사과문을 작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해당 사건을 두고 연예계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극우 성향을 드러낸 가수 JK김동욱은 지난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배재고가 해당 논란으로 교육청 조사를 받게 됐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제대로 긁혔구나"라며 "애들 야구하면서 나온 해프닝을 이렇게 키우냐"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해당 논란에 대해 "좌표 찍는 극좌들의 만행"이라며 "이제 그만 사라져야 할 쓰레기 정서"라고 평했다.
반면 홍석천은 1일 자신의 SNS에 "사과의 방법에 대한 나의 생각"이라며 글과 영상을 게재했다. 홍석천은 "뉴스를 보다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의 응원 소리를 듣고 솔직히 놀랐다"며 "학생들이 저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사과문을 내고 그때 상황을 설명하고 변명하는 건 필요 없다"며 "배재고 학생들이 광주에 내려가서 광주제일고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우 한정수 역시 "이번 배재고 사건은 단순히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10~20대 아이들의 일상에 널리 퍼져 있는 일베식 역사 조롱과 혐오의 문제가 이 나라를 심하게 망가뜨리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 외에 한국사 강사 겸 방송인 최태성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우리나라 근대 학문의 서막을 연 아펜젤러의 배재학당. 이 학교가 내세운 것은 섬김이었다"며 배재학당 교훈이 새겨진 비석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요즘 벌어지는 모습을 보며 저를 포함한 우리 기성세대는 대한민국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절실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고 전했다.
영화 '비스티보이즈', '소원' 등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소재원 작가도 "배재고 야구부는 역사 교육도 받지 않은 채 방망이만 휘두르며 공만 던져온 건가"라며 "5·18은 결코 비하의 주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홧발이 시민의 피를 이 땅에 무자비하게 뿌렸던 역사는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 역사의 산증인들이 살아 있는 가운데 조롱이라니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며 "민주주의를 위해 흘린 피가 비아냥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소름 끼치도록 두렵고 슬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후회를 전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