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대 은행 가계대출 4.1조↑...‘빚투’ 수요에 마통 1.8조 폭증
<기자>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잇달아 높였지만, '빚투' 수요로 마이너스통장 이용이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4조 1천억 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인데요.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것은 신용대출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2조 1천억 원 넘게 늘었고요.
주택담보대출도 1조 7천억 원 넘게 증가하며 전월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습니다.
신용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마이너스통장이었습니다.
6월 한 달 동안 마이너스통장은 1조 8천억 원 넘게 늘었고, 전체 잔액은 43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월말 기준으로는 2022년 10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입니다.
눈에 띄는 것은 은행들이 신용대출 문턱을 높였는데도 마통 사용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11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비상 관리체계를 가동하며 은행권이 즉각 대출 조이기에 나섰죠.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 원으로 줄이고, 비대면 일일 접수량을 제한하거나, 미사용 한도를 감액하는 등 일제히 대출을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치는 신규 대출이나 만기 연장 때 적용됩니다. 이미 개설한 마이너스통장은 기존 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빚투'를 위해 기존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데다,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미리 한도를 확보하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도 가세하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입니다.
올해 상반기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7조 3천억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증가율로 보면 0.95%가 늘었는데요.
금융당국은 연초 시중은행에 연간 0.5% 수준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반기 만에 사실상 연간 목표를 훌쩍 넘어선 셈입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대출 증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어제 열린 긴급 가계부채 점검 회의에서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최근에도 기타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관리 목표를 지속적으로 미준수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필요할 경우 현장점검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는데요.
이미 관리 목표를 넘긴 은행들은 추가 대출 제한 조치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KB국민은행에 이어 오늘 하나은행까지 모기지보험 가입 제한을 시작했고요.
이 밖에도 KB국민은행은 대출 총량에 포함되는 갈아타기 취급을 막았고, 기업은행은 대출 모집 법인 접수를 아예 중단하는 등 대출 관리 강화에 나섰습니다.
이달 말 정부의 추가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대출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빚투'와 '영끌' 수요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데다, 규제 시행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뉴스브리핑이었습니다.
김예원기자 yen88@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