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의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외 게임사들에 최혜 대우를 요구하며 앱마켓 시장 경쟁을 가로막은 혐의’로 구글에 대한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일종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심사보고서를 송부함으로써 구글의 ‘갑질’ 행위에 대한 본격적인 사법·행정적 심판이 시작된 것이다. 공정위가 산정한 관련 매출만 14조원을 넘어 최대 80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구글은 높은 결제 수수료율에 반발해 게임사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치밀한 족쇄를 채웠다. 국내 대표 게임사 5곳을 포함한 22개 게임사와 ‘구글 벨로시티 프로그램(GVP)’ 계약을 맺고, 게임 출시 시기와 혜택 등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가장 유리하게 하거나 최소한 동등하게 설정하도록 요구했다. 그 대가로 플랫폼 서비스 비용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또 구글 앱마켓 매출이 늘어날수록 지원액도 커지는 구조를 짰다. 겉으로는 상생과 지원을 표방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경쟁 앱마켓으로의 이탈을 차단하려는 배타적 거래 행위였다.

이런 계약은 다른 앱마켓의 피해로 이어졌다.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80%가 넘는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구글이 플랫폼 영향력을 앞세워 빗장을 걸어 잠그자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 등 경쟁 사업자들은 고사 위기에 몰렸다. 게임사들이 구글과의 계약에 묶여 다른 앱마켓 입점을 포기하면서 건전한 시장 경쟁 메커니즘은 작동을 멈췄다. 이는 후발 주자의 진입 기회를 박탈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구글은 2023년에도 원스토어 출시 방해 혐의로 4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불과 3년 만에 또다시 교묘한 계약 방식으로 경쟁을 제한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혁신은 공정한 경쟁 위에서 싹터야 한다. 공정위는 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구글의 방어권을 보장하되 시장왜곡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분해야 한다.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 횡포를 근절하고 디지털 시장의 공정 경쟁 질서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