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간 ‘정통성 공방’이 초반 판세를 흔들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 불참했다”고 직격했다가 하루 만에 팩트 오류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인 송영길 의원이 30일 프레임을 전환해 다시 정 전 대표를 몰아세웠다.

송 의원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노 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당시 반대 선봉에 정 전 대표가 있었다”며 정책 노선 갈등으로 2차전을 개시했다.

또 “진짜 적통은 제2의 노무현인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깨어 있는 시민들”이라고 했다. 과거 계파 논쟁을 미래 권력 중심의 ‘이재명 수호론’으로 치환하는 전략을 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내 입으로 적통의 ‘ㅈ’자도 꺼낸 적 없다”며 즉각 차단에 나섰다.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이 대통령까지의 역사를 통합 계승하자고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송 의원 공세를 ‘소모적 프레임’으로 규정하고 리스크 확산을 경계했다.

여권에서는 이번 설전을 단순 해프닝으로 보지 않는다. 최근 당 대표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 전 대표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강 구도를 형성한 데 비해 지지세가 다소 빠진 송 의원은 3위에 머물렀다. 송 의원이 앞장서 정 전 대표를 겨냥한 배경에는 이 같은 지지율 교착 상태를 깨고 정 전 대표가 강조하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정통성’에 흠집을 내 반청(반정청래) 주도권을 쥐겠다는 승부수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김 총리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온다. 이번 적통 논쟁 이면에는 송 의원 공세를 지렛대 삼아 김 총리가 당권 굳히기에 들어가는 정교한 역학관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송 의원이 김 총리 대신 총대를 메고 정 전 대표 흔들기에 나선 셈”이라며 “김 총리가 어부지리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형창/이시은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