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홍명보 선임' 부당개입 수사 2년째 답보…언제 끝나나
종로경찰서, 2024년 7월 배당 뒤 처분 미뤄져
행정재판서 절차 하자 확인됐지만 형사 판단 별개
행정재판서 절차 하자 확인됐지만 형사 판단 별개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해 7월 정 회장 관련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뒤 아직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고발장에는 정 회장의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 등이 적시됐다.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 등 협회 관계자들도 피고발인 신분으로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고발 내용만으로는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관련자 조사도 더 이뤄져야 하고, 법리검토도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고발 사건이 8건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홍 전 감독은 고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한 행정소송 1심 판결이 지난 4월 나온 만큼 재판 절차도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축구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협회 패소 판결을 내리며 홍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문체부가 정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이었다.
법원은 2024년 홍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가 홍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정하는 과정에 위법성이 있었다고 봤다. 전력강화위가 홍 감독을 낙점한 뒤 정해성 전 위원장이 정 회장과 소통하다가 사퇴했고, 이후 협회 수뇌부가 권한이 없는 이 전 기술이사에게 감독 추천권을 넘겼다는 판단이다.
이사회 승인 과정도 문제로 지적됐다. 법원은 절차상 하자를 안은 보고를 바탕으로 감독 선임이 승인됐고, 이사회 논의 역시 충분한 토론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고 봤다. 축구협회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다만 경찰은 행정재판에서 확인된 절차 하자가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되려면 정 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나 협회 의사결정 기구의 업무를 속임수나 위력으로 방해하려 했다는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
정 회장이 처음부터 홍 감독 선임을 밀어붙였는지도 수사 쟁점이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홍 감독을 적임자로 보고하자 정 회장이 외국인 후보자도 만나보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윤리센터도 2024년 조사에서 정 회장에게 고의적 과오가 있었다기보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직무태만에 가깝다고 판단한 바 있다.
수사 장기화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감사원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찰의 1차 처분 평균 기간은 64일이었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걸리는 지능범죄도 평균 102일 안팎에 처분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이 미뤄지는 동안 의혹의 핵심 인물들은 차례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 회장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대회 종료 뒤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도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수사가 뒤늦게 결론을 내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와 책임 소재를 가리는 작업이 장기간 미뤄지는 사이 축구협회 수장과 대표팀 감독 모두 퇴진 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