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직인수위 회의 주재하는 추미애 당선인. 인수위 제공.
경기도지사직인수위 회의 주재하는 추미애 당선인. 인수위 제공.
"반도체 산업은 세계가 주목할 만큼 성장했지만 정작 도민의 장바구니는 가벼워졌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반도체 산업의 성과가 도민의 삶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하는 세수를 활용해 민생과 일자리, 교통복지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추 당선인은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활동 마지막 날인 29일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열린 활동결과 종합보고회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반도체 산업이 경기도에서 뛰고 있는데, 이 눈부신 성장이 과연 도민 삶에 충분히 스며드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호황이라는데 정작 도민의 장바구니는 가벼워졌고 청년들의 일자리 걱정은 여전하다"며 "거대한 성장 숫자와 도민이 체감하는 일상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새 도정의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추 당선인은 성장의 성과가 도민 생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은 "성장의 열매가 몇몇 지표에 머물지 않고 도민의 살림과 일자리, 일상의 안전으로 흘러가도록 하겠다"며 "경기도의 저력을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체감하는 변화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반도체 기업이 납부하는 법인지방소득세 일부를 경기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인수위는 현재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도세로 편입한 뒤 일부는 경기도 세입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조정교부금 형태로 시·군에 재배분하는 '공동 세원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 당선인은 지난 26일 도정 현안회의에서도 "반도체 산업 발전에 따른 세입을 활용하면 청년 일자리와 주거, 교통복지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있는 용인·평택·화성·이천 등 기초자치단체의 반발이 예상돼 법인지방소득세 개편 논의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추 당선인은 이날 경기도 재정 상황에 대해서도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추 당선인은 "인수위 활동 기간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경기도 재정의 엄중한 현실"이라며 "좋은 정책은 많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정은 넉넉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보여주기식 사업은 과감히 줄이고 민생안전과 돌봄, 일자리 등 도민 삶을 지탱하는 분야에 재원을 우선 배분하겠다"며 "취임 직후 재정혁신TF를 가동해 재정을 재설계하고,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 TF도 운영해 절감한 재원을 미래 투자와 민생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