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 불황 때 자동차 같은 값비싼 소비는 줄이더라도 미용 목적의 ‘작은 사치품’에는 지갑을 여는 현상을 말한다. 오랜 기간 화장품업계 전유물로 여겨지던 이 표현이 최근 의료와 제약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뷰티 경제’가 웰니스(건강한 삶)와 결합하며 고물가에도 소비를 줄이지 않는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많은 소비자가 이제는 뷰티를 화장품에 국한하지 않는다. 보툴리눔톡신 같은 미용 시술과 비만 치료제, 웰니스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고물가 환경에서 미용 주사제 시장의 빠른 성장으로 확인된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내국인이 피부과 의원에서 결제한 신용카드 대금(추정치)은 지난 5월 3149억원으로 2년 전 같은 기간(2545억원)과 비교해 23.7% 늘었다. 국내 화장품 소매판매 증가율도 크게 웃돌았다.

뷰티산업의 구조적 성장은 그동안 질환 치료 중심이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톡신·필러, 의료기기는 물론 피부 관리 목적의 외용제 수요까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토털 에스테틱(미용)’ 기업을 추구하는 휴젤은 톡신과 필러 판매 호조로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종근당, 동국제약, 대웅제약, 동아제약 등은 피부 관리 제품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뷰티 기업과 바이오벤처 간 협업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도 등장했다. 로레알은 최근 국내 리보핵산(RNA) 신약 개발사 올릭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