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아프리카 프로젝트 전체구간/ 메타
2아프리카 프로젝트 전체구간/ 메타
미·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 해저케이블 사업 중단이 휴전 이후에도 장기화되고 있다.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허브를 계획 중인 중동 국가들의 디지털 경제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동 지역 해저케이블 사업 중단은 미·이란 휴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터업체 텔레지오그래피의 앨런 몰딘 리서치디렉터는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의 모든 해저케이블 사업이 “무기한 지연됐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와 유럽, 중동을 연결하는 메타 주도의 최장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 '2아프리카'의 협력사인 웨스트인디언오션케이블컴퍼니(WIOCC)의 라이언 셔 최고운영책임자는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홍해의 케이블 부설은 중단 상태"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주요 해저케이블은 중동에 연결성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 여러 국가를 잇는다.

사업 재개까지 물리적·행정적 절차가 남아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해저 지형을 다시 조사하고 기뢰를 제거해야 한다고 봤다. 전쟁 중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케이블 부설 선박도 다시 배정돼야 한다. 이 과정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보험 문제도 걸림돌이다. 사업자들에게 프로젝트 중단을 강제한 조항이 평화와 안전이 일정 기간 지속될 때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중단은 중동이 디지털 투자처로서 쌓아온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평가다. 걸프 국가들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AI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은 자본과 전력, 반도체 접근성뿐 아니라 안정적인 케이블 인프라에도 의존한다. 에너지·지정학 분석가 마샤 코트킨은 "지연된 사업들이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강국 구상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평판 악화도 문제로 지적됐다. 아랍에미리트 싱크탱크 알합투르리서치센터의 모스타파 아흐메드 선임연구원은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인프라 투자자들의 눈에는 취약한 디지털 병목 지점이라는 평판을 갖게 됐다"고 우려했다.

아흐메드 연구원은 국제 통신 트래픽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비중은 작지만 이 해협이 중요한 디지털 동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지역이 디지털 인프라와 물류에서 갖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어떤 장애도 아프리카, 아시아, 남유럽 일부 지역에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