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금리 올리는 증권사들…자금 이탈 막기 ‘안간힘’
증권사 간 발행어음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세를 타고 개인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증권사 발행어음 잔액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금리를 올리거나 특판 상품을 앞세워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증권사들이 줄줄이 발행어음 금리를 올리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별도 가입 제한이 없는 1년 만기 발행어음에 연 3.9%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규고객에게는 1년 만기 기준 연 4.2% 금리를 제시하는 특판 상품도 내놨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최근 발행어음 금리를 연 3.4%에서 연 3.6%로 0.2%포인트 올렸다. 우리투자증권도 연 3.7%대 특판 발행어음 상품을 내놨다. 우리투자증권은 연 3.6%에서 비대면으로 가입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0.1%포인트)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키움증권 등도 발행어음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올해 초까지 주요 증권사의 발행어음 금리는 연 3%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빠르게 오르는 추세다. 증권사로서는 최근 발행어음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금리가 연 3.4%인 것을 고려하면 예금자보호 장치가 있는 은행 예금과 발행어음 금리의 차이가 크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유가증권시장이 상승세를 타자 대기성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자금 유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는 발행어음 자금의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는 1년 미만으로 단기 자금을 빌려와 회사채와 기업대출 등 기업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발행어음 조달금리와 운용수익률의 차이가 증권사의 이익이다. 발행어음 잔액이 줄어들수록 운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감소해 수익 기반이 약해진다. 다만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발행금리를 높이면 조달비용도 함께 커져 수익성이 낮아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 같은 딜레마는 발행어음 자금 운용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투자하는 기업금융 상품에 대해서도 선별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손실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