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구글 이길 수 있는 이유…'인재 밀도'에 달렸다"
조직 규모보다 '인재 밀도'
우수 인재 배치 따라 희비
오픈AI·앤트로픽 인재 밀도↑
우수 인재 배치 따라 희비
오픈AI·앤트로픽 인재 밀도↑
26일 인적자원(HR) 업계에 따르면 HR 솔루션 기업 에이치닷은 최근 '인재 밀도를 높이는 4가지 방법'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이제 '어떻게 조직을 키우느냐'보다 '어떻게 인재 밀도를 높이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질문이 된 것"이라며 이 같이 설명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엔 조직 크기보다 소수 정예 인재가 얼마나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지 여부로 기업 경쟁력이 엇갈린다는 분석이다.
에이치닷은 저출생에 따른 만성적 구인난도 겹치면서 우수 인재를 촘촘하게 확보하는 것이 조직 생존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인재 밀도는 기업이 보유한 기술·역량·성과의 질적 수준과 밀집도를 뜻한다. HR 실무 관점에선 우수 성과자를 전체 구성원 수로 나눈 비율로 설명할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이 우수 성과자라면 인재 밀도는 100%에 가까워진다. 우수 성과자가 없다면 0%에 가까운 조직이 되는 식이다.
인재 밀도를 높이려면 기존 성과관리 방식을 다시 봐야 한다는 것. 많은 기업이 활용해온 '정규 분포 기반 평가' 방식은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우수인재 인원을 인위적으로 제한한다. 실제로 높은 성과를 낸 직원도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을 수 있고 중간 등급 직원은 '평균'에 안주하게 된다. 조직 전체가 상향 평준화되기보다 평범한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성형 AI는 이 같은 격차를 더 크게 벌리고 있다. 직무는 더 복잡해지고 창의적 역량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AI를 잘 다루는 사람 한 명이 과거 팀 전체가 하던 일을 대체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졌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이 같은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작은 조직으로 출발한 이들 기업이 소수 정예 인력을 중심으로 높은 인재 밀도를 유지하면서 큰 조직도 앞지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도 대표적 사례로 지목됐다. 에이치닷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시가총액이 2400억달러 규모에 이르지만 직원 수는 2만명에 못 미친다. 직원 1인당 매출은 약 300만달러로 구글보다 35% 높다. 디즈니와 비교하면 7배에 달한다. 스트리밍 업계에서 압도적 흑자를 내는 이유는 높은 인재 밀도가 있다는 것이 에이치닷 설명이다.
채용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빈자리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팀 전체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에이치닷은 이를 '머릿수 채우기'가 아닌 '곱셈의 채용'으로 표현했다. 특정 역할만 수행하는 사람보다 기존 구성원의 역량을 함께 높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평가·보상 체계 변화도 주문했다. 모든 구성원을 줄 세워 등급을 나누는 방식 대신 압도적 성과를 내는 소수를 식별하고 그에 맞게 보상하는 방안이 도입돼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개인 성과만 앞세우는 보상 방식은 한계가 있다. '줄 세우기'가 심해지면 구성원들이 팀의 성공보다 개인 등급을 지키는 데 집중할 수 있어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인 순위 경쟁을 유도한 스택 랭킹 제도를 2013년 폐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 목표와 팀 목표가 균형을 이뤄야 인재 밀도가 조직 전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에이치닷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조만간 상장한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두 회사의 임직원 수를 합쳐도 채 1만5000명이 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수만명의 임직원을 보유한 IBM과 SAP 같은 전통 대기업을 가볍게 넘어 단숨에 글로벌 시총 20위권 이내에 자리를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규모가 경쟁력이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높은 인재 밀도를 유지해 나가는 기업만이 생성형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