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시 랠리가 이어지면서 우선주가 상대적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주 대비 우선주가 얼마나 할인된 상태로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괴리율이 최근 종목별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막대한 자금이 보통주에 집중되면서 우선주와의 괴리율을 점점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주·보통주 괴리율 ‘역대 최고’

ETF 자금 쏠림에…우선주 '역대급 저평가'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5.29% 오른 3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의 종가는 23만5000원이었다. 이에 따라 괴리율은 34.45%까지 높아졌다. 작년 말 괴리율(25.6%) 대비 9%포인트 가까이 확대됐다. 보통주와 우선주는 같은 기업의 실적과 기업가치를 공유하는데, 괴리율이 높을수록 우선주는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다.

괴리율 확대 현상은 대형주 전반에서 나타난다. 작년 말 40%대이던 LG전자우의 괴리율은 이날 기준 63.69%로 뛰었다. 현대차현대차2우B 괴리율 역시 약 28%에서 53.36%로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괴리율이 70~80%까지 상승한 종목도 상당수다. 두산퓨얼셀두산퓨얼셀2우B는 주가가 각각 5만7600원, 8100원으로 괴리율이 85.95%까지 뛰었다. 솔루스첨단소재(81.10%), 한진칼(75.72%), 두산(70.86%) 등도 마찬가지다.

보통주와 우선주 괴리율이 확대된 원인으로 ETF가 지목된다. 투자자 자금이 코스피200과 MSCI 지수 등을 추종하는 ETF를 통해 유입되면서 보통주로 매수세가 집중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며 보통주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40조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삼성전자우에는 1조5000억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다.

‘9천피 달성’ 등 증시 랠리도 영향을 미쳤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금을 더 받을 수 있지만 거래량이 적어 보통주보다 선호도가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등락을 이어가자 의결권, 배당보다 단기 상승 탄력이 강한 종목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보통주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봤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주주환원수익률로 상쇄해야 하지만 배당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보통주 대비 투자 매력이 희석됐다”고 했다.

◇저평가·주주환원 기대에 투자 매력↑

운용업계에선 괴리율이 크게 높아진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우선주 투자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과거 사례를 보면 보통주와 우선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 뒤에 우선주로 자금이 이동하며 괴리율이 낮아지는 일이 반복됐다. 삼성전자의 현재 괴리율은 평균 괴리율(16.6%) 대비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현대차도 괴리율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상장사별로 주주환원수익률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연내 창출할 잉여현금흐름(FCF)은 300조원 이상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공언한 대로 FCF 50% 주주환원 방침을 이행하면 보통주 기준 최고 6%, 우선주 기준 최고 9.6%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어 3000억원(보통주 2000억원·1우선주 100억원·2우선주 9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회사 측은 “보통주와 우선주 간 괴리율 완화와 주주환원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선주의 유동성이 보통주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투자 시 유의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보통주보다 거래량이 적고 유동성이 낮아 단기적으론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같은 우선주라도 무의결권 보통주인지와 최저배당률, 조건부 의결권 등 우선적 권리가 보장되는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