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여사(오른쪽)가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전시 부스에서 어린이 그림책을 펼쳐 보이며 웃고 있다.  /김범준 기자
김혜경 여사(오른쪽)가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전시 부스에서 어린이 그림책을 펼쳐 보이며 웃고 있다. /김범준 기자
“아침부터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책을 찾아 몰려들 줄은 솔직히 몰랐어요.”(서울국제도서전 관계자)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은 오전 10시 개장 전부터 수백 명의 방문객으로 붐볐다. 길게 늘어선 줄은 오후까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국내 최대 규모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사람들이다. 오는 28일까지 코엑스 A·B1홀에서 닷새간 열리는 이번 도서전에는 한국을 포함해 18개국 538개 출판사와 관련 단체가 참여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올해 약 15만 명이 도서전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첫날부터 북새통…"올해 15만명 다녀갈 것"
올해 주제는 ‘인간선언 호모 두두리’. AI가 즉각 내놓는 답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질문을 던지며 미지의 세계를 향한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출판이 질문의 흔적이며, 독서를 통해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시각이 반영됐다. 도서전은 자신만의 질문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방문객들의 생각을 공유했다.

출판사들은 저마다 부스를 차리고 인파를 맞았다. 민음사, 문학동네, 창비 등 인기 출판사 부스에는 입장과 결제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출판사들은 책뿐만 아니라 키링, 스티커 등 각종 굿즈를 내세워 발길을 붙잡았다. 중소형 출판사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부스를 꾸몄다. 출판사 바람북스는 사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파본에서 나온 종이를 빨래처럼 걸어 전시했다. 안의진 바람북스 대표는 “서점에서는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올해 도서전에 정식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관람객층도 다양했다. 대학에서 출판 관련 전공을 공부하고 있다는 이석 씨(24)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할뿐더러, 출판문화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구경하고 싶어 도서전을 찾았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부스에서 주하림 시인의 시집 <여름 키코>를 샀다는 고진영 씨(21)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다”며 “짧은 시를 쓰고 있어 어떻게 하면 멋진 글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일곱 살 아이와 함께 도서전을 찾은 권효주 씨는 “아이가 아무리 시끄러운 공간에서도 책을 놓지 않을 만큼 독서를 좋아해 유치원을 빼먹고 함께 왔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저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창비 부스에서는 소설가 천명관의 사인회가 열렸다. 휴머니스트 부스에서는 <성불 한번 해볼까>의 저자인 현밀 스님이 1시간 동안 방문객을 맞기도 했다. 1990년대생인 현밀 스님은 “사람이 많지 않은 청도 지역 사찰에서만 생활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니 놀랍다”며 “책을 좋아하고, 조금이나마 불교에 관심을 두며 마음의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무척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김애란 등 국내외 작가 및 연사 326명이 방문객을 만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