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업, 79兆 중동 설비 재건시장 '정조준'
에너지 플랜트 수주 앞장
K조선기자재 거점 녹산산단 분주
용접용 피팅 밸브 생산하는 태광
최근 카타르·사우디서 일감 따내
태웅·하이록·성광벤드도 적극나서
K조선기자재 거점 녹산산단 분주
용접용 피팅 밸브 생산하는 태광
최근 카타르·사우디서 일감 따내
태웅·하이록·성광벤드도 적극나서
부산 강서구 녹산산단에 본사를 둔 산업 플랜트용 피팅 제조 기업 태광은 지난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에서의 플랜트 재건 프로젝트를 수주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태광은 기름과 가스 등이 흐르는 파이프의 압력을 유지하는 대형 용접용 배관 이음쇠(피팅) 밸브를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2010년 무렵부터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및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진출했다. 아람코와 카타르에너지 등 중동 지역 국영 기업과 꾸준히 거래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중동 지역 수출액 1487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3년 내 가장 높은 실적이다.
이 같은 과거 납품 기록은 최근 설비 복구 사업 수주에 큰 힘이 됐다. 태광은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및 사우디아라비아 사업의 배관 이음쇠 분야 점유율이 50%를 넘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현지 기업이 태광의 납품 기록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회사의 이익률도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주문부터 설계와 생산에 이르는 과정에서 도면 승인과 품질 인증 절차를 건너뛸 수 있기 때문이다.
태광 관계자는 “전쟁으로 멈췄던 건설 사업이 다시 시작되고 재건 물량까지 겹치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도면 승인 과정을 줄여 납품 시기를 경쟁사보다 6개월 이상 앞당기고 보통 6개월가량 걸리는 생산 일정도 1~2개월로 줄여 제품 가격에 웃돈(프리미엄)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광과 비슷한 시기에 중동 시장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도 재건 사업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금속을 두드려 제품을 제조하는 단조 기업인 태웅과 하이록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태웅은 2010년 이란의 최대 가스전 사업에 화학 공업용 단조품을 납품하며 중동 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는 산업 설비 분야에서 중동 국영 석유 기업(NOC) 및 세계적인 석유 기업(IOC) 등과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태웅은 통상 7년에서 11년이 걸리는 석유 화학 단지와 바다에 떠서 원유를 생산, 저장하는 설비(FPSO) 사업이 회사의 이익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고유가 상황까지 더해져 부가 가치가 높은 산업 설비 분야의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태웅 관계자는 “지난해 5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하며 중동 등 산업 설비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중동 지역 수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태광과 성광벤드 및 하이록코리아 등 전국 최대 규모의 산업 설비 기자재 밀집 지역인 녹산산단 기업을 중심으로 중동 재건 사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과거 납품 실적을 무기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주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