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개표소 봉쇄 시위가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핸드볼경기장) 앞을 찾은 시위 참가자들이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개표소 봉쇄 시위가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핸드볼경기장) 앞을 찾은 시위 참가자들이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가 17일째 이어지고 있다. 현장엔 어린이 체험 공간도 등장했다.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 참가자가 늘면서 '올공 유치원'으로 불리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시위자들이 평소보다 눈에 띄었다. 유아차에 아이나 반려동물을 태우고 온 참가자도 있었다. 자녀나 손주의 손을 잡고 현장을 찾은 이들도 보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부정선거 재선거"란 구호를 외쳤다.

핸드볼경기장 2-3 출구 앞에는 '올공 유치원'이라고 적힌 공간도 만들어졌다. 이곳에선 돗자리 위에 간이 책상을 놓고 아이들이 태극기를 그리거나 태극기 모양 키링을 만들었다. 한 어린이는 얼굴에 무궁화 모양 페이스 페인팅을 받기도 했다. 현장을 지나던 한 중년 남성은 "올공 유치원 파이팅"이라며 웃었다.

다만 시위 규모는 초기보다 줄어든 모습이다.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현장엔 경찰 비공식 추산 5000여명이 모였다. 최대 1만여명이 집결했던 전주와 비교하면 절반가량 감소한 수준. 하지만 현장으로 향하는 인파가 꾸준히 이어졌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부근에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 한국체대 방문 관련 비폭력 시위 호소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부근에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 한국체대 방문 관련 비폭력 시위 호소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림픽공원 전체 인구 흐름은 시위 참가자 수와 별도로 봐야 한다. 서울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올림픽공원 실시간 인구는 4만~4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7.8%로 가장 많았다. 30대는 23.2%로 뒤를 이었다.

2030세대 비중이 높게 나타난 데는 주변 공연 일정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올림픽공원에선 일본 밴드 킹누의 콘서트와 인근 뮤직페스티벌 공연이 열렸다. 킹누 공연장인 케이스포돔 관객석은 1만5000석 규모다.

시위 현장에선 비폭력 평화시위를 강조하는 목소리와 부정선거·음모론을 주장하는 구호가 뒤섞였다. 한 여성 참가자는 "오늘 오전 10시 한국체육대학교에 김민석 총리와 경찰청장의 방문이 예정돼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폭력, 물리적 충돌 빌미 X 끝까지 평화롭게 질서 있게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일대를 돌았다.

김 총리가 '선관위 개혁 관련 시민 토론회' 참석을 위해 인근 한국체육대학교를 찾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위 현장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1-3 게이트 주변에도 "잊지마! 서부지법 또 반복할 순 없다!", "우리는 끝까지 비폭력" 등의 피켓이 붙었다.

지난해 1월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은 서부지법에 난입해 창문을 깨고 내부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가 줄줄이 유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현장 일부 참가자들이 이를 의식해 물리적 충돌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시위가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핸드볼경기장) 앞에 태극기와 선관위 규탄 문구 등이 그려진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스1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시위가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핸드볼경기장) 앞에 태극기와 선관위 규탄 문구 등이 그려진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스1
반면 경기장 한편에선 부정선거론자인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유튜버 전한길씨가 농성자들을 격려했다. 2-5 게이트 앞 바닥엔 투표용지 등의 사진이 '부정선거의 증거'라는 설명과 함께 붙어 있었다. 주변 참가자들은 "나는 공산당이 싫어", "반공 멸공"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공연장 주변에선 마찰도 있었다. 일부 시위자가 핸드볼경기장 바로 옆 케이스포돔 대기열 펜스에 시위 관련 현수막을 붙이려 하자 공연 주최 측 경비와 말다툼이 벌어졌다.

무단침입 사건이 발생했던 통로 주변에는 출입 금지선이 설치됐다. 이곳에는 "선거 관련 핵심 증거물이 보관돼 있는 특수 공간"이라며 선관위 관계자, 경찰, 대한체육회, 정당 정치인, 일반인 등 전원의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안내 주체는 표시되지 않았다.

지난 7일 심야엔 외부인 3명이 경기장 내부로 무단침입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은 경기장 관리 주체인 한국체육산업개발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재물손괴·건조물침입 혐의 적용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선 6·3 지방선거와 관련한 집회도 열렸다. 올림픽공원 개표소에서 부정선거를 비롯한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자 이와 거리를 두려는 이들이 활동 무대를 다른 지역으로 넓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실제 오전 10시부터 종로구 보신각 앞 인도에선 국민참정권 침해 규탄 시위가 진행됐다. 오전 11시부터는 올림픽공원역 4번 출구 앞에서 개표소 봉쇄를 규탄하는 시위도 이어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