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미니마우스 모자를 쓴 여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미니마우스 모자를 쓴 여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6일 개장 10주년을 맞은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안과 바깥은 확연하게 엇갈린다. 팬데믹 이후 수년간 중국의 각종 소비지표가 뒷걸음치고, 미·중 갈등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호황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기자가 19일 찾은 상하이 푸둥신구 ‘디즈니 리조트’ 기념품 매장은 평일 오전인데도 방문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6세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은 중국인 가오씨는 “캐릭터 머리띠 하나에 199위안(약 4만4500원)이지만 3개를 샀다”며 “다양한 캐릭터 옷과 장난감을 더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계산대에선 한 젊은 여성이 인형과 의류, 배지 세트를 구매하며 한 번에 2000위안이 넘는 금액을 결제했다. 개장 1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상품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도 가성비를 상징하는 ‘9.9위안 경제’(약 2237원을 넘기지 않는 경제 생활)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사라진 게 아니라 소비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소비자가 과거 집, 자동차 등 즉각 효용을 주는 대상에 돈을 썼다면 이제는 경험과 감정에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단순히 놀이기구만 놓고 보면 디즈니랜드보다 훌륭한 테마 파크가 많지만 미키마우스를 필두로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주토피아 등 캐릭터에 얽힌 추억은 여기서만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저한 현지화도 성공 비결이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미국 본사 콘텐츠를 복제하지 않고 중국 문화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했다. 중국 명절 행사와 중국식 음식 메뉴, 중국 소비자를 위한 한정판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개장 이후 상하이 디즈니 리조트는 1억 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았다. 상하이 디즈니 리조트는 더 확장하는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스파이더맨 테마 파크를 건설 중이다.

개장 10주년 축하 행사에 참석한 조시 다마로 월트디즈니컴퍼니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의 스토리텔링과 중국 문화를 새롭게 통합한 전례 없고 독특한 경험이 형성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포츠, 기술, 문화 박물관, 동물, 테마 프로젝트를 구성해 문화 관광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소비 확대를 강조하는 중국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중국인의 소비 양상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