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욱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19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6·3 지방선거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조현욱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19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6·3 지방선거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여야 간 의견 일치가 된다면 선거관리위원회에 관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선관위 개혁을 위한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해 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해 선관위 수뇌부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李 “근본적 개혁 필요”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연 브리핑에서 “선관위 문제는 참 황당하다”며 “우리가 아무런 통제·감시·견제 권한이 없다. 하다못해 선관위원장에 대한 형식적 임명권조차 없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가장 공정한 대법관이 맡아 가장 공정하게 잘하지 않을까 기대했잖느냐”며 “그런데 결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헌법이 정한 중립기관으로서 아무 통제도 받지 않으면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데, 방종에 가까운 자유를 구가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채용비리, 노 전 위원장의 부부 동반 해외 출장 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외부의 감시·견제가 어느 정도 가능해야 하지 않겠느냐. 위원장을 저런 식으로 대법원장이 사실상 임명하는 것처럼 해서 되겠느냐”며 “이를 위한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이 너무 명징하게 독립기관으로 해놨기 때문에 감시, 통제, 견제의 법 제도를 만드는 게 위헌 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발의하는 한이 있더라도 (할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걸 봐가면서 정부도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체계도 작동 안 해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조사 마지막 날인 이날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선거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에 관한 책임 소재에 따라 수사 의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노 전 위원장과 위철환 상임위원, 허철훈 전 사무총장, 강동완 사무차장, 윤재수 전 선거정책실장 등 총 12명이다. 서울시선관위 위원장, 상임위원, 사무처장, 선거과장과 송파구선관위 위원장, 사무국장, 선거담당관도 포함됐다. 진상규명위는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송파구선관위 직원 중 이번 사태와 관련 있는 실무자 6명에 대한 징계도 권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당초 투표용지 인쇄 예산은 전체 유권자의 110% 수준으로 편성됐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 ‘선거인 수의 50%를 하한으로 인쇄량을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지침을 하달했다. 남은 투표용지 폐기 비용을 줄이고 부정선거 의혹을 차단한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이다.

조 위원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당시 상황을 보면 상급위원회에 대한 신속한 보고체계가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며 “상급위원회의 지휘권도 전혀 발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진상규명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각종 재발 방지 대책을 제안했다. 투표용지 인쇄 비율 하한 70% 이상으로 조정,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 도입, 투표소별 투표율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감사원 직무감찰 범위에 선관위 포함 등이다.

강현우/최형창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