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사려고 오픈런까지…2030 동묘로 몰려드는 이유 [현장+]
성수 제친 동묘…2030 몰리는데 '제2의 성수'될까?
동묘 검색량, 5월 처음으로 성수 추월
올초부터 2030 꾸준히 유입되는 동
공실률 0%·식당 등 입점 문의 증가해
다만 동묘 상권 재편 전망은 엇갈려
동묘 검색량, 5월 처음으로 성수 추월
올초부터 2030 꾸준히 유입되는 동
공실률 0%·식당 등 입점 문의 증가해
다만 동묘 상권 재편 전망은 엇갈려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숭인동 동묘앞역 근처에서 카페를 연 박모씨(35)가 창신동 문구·완구 거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평일인 17일 오후 1시에도 문구·완구 거리는 말랑이를 사러 온 2030으로 가득 찼다. 과거 상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던 오후 5~6시에도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최근 동묘가 '핫플의 대명사' 성수를 위협할 정도로 2030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온라인 관심도 역시 성수를 추월했다. '말랑이 성지'는 물론 동묘 구제시장부터 문구·완구 거리까지 한 번에 구경할 수 있는 '동묘 투어 코스'가 입소문을 탄 영향이다. 올해 초부터 젊은 방문객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인근 상인들은 변화를 체감했다. 다만 이를 두고 동묘가 을지로·문래·성수처럼 상권 변화를 겪게 될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성수 검색량 제친 동묘…'말랑이 성지'로 기업까지 주목
지난 5월 동묘 검색량은 처음으로 성수를 제쳤다. 키워드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지난 5월 동묘 검색량은 6만8000건으로 성수(5만3600건)를 넘어섰다. 이전까지 동묘는 2만~3만건, 성수는 3만~5만건의 검색량을 기록해왔다.
동묘 관심도를 끌어올린 일등 공신은 '말랑이'였다. 올해 초부터 창신동 문구·완구 거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말랑이 성지'라는 입소문을 탔다. 촉감이 중요한 완구인 만큼, 온라인 쇼핑몰보다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 있는 장소로 문구·완구 거리가 주목받았다. SNS에는 일명 '동묘 하루 코스'로 구제시장부터 문구·완구 거리를 함께 둘러보는 콘텐츠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 '동묘' 해시태그 게시물은 67만개를 넘었다.
말랑이를 찾는 2030 발길은 완구거리를 넘어 인근 상권으로도 번지고 있었다. 동묘앞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씨(35)는 "완구거리에 카페나 식당이 많이 없다 보니까, 젊은 친구들이 구제시장이나 말랑이를 사고 많이 온다. 평일에도 사람이 많다"며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식당가에는 웨이팅이 생겼다. 지난달 오후 6시께 동묘앞 역 인근 식당에는 대기 줄이 늘어섰다. 문구·완구 거리를 찾았던 젊은 방문객들이 저녁 시간이 되자 식당·카페로 향했다.
입점 문의 늘었지만…"제2의 성수 쉽지 않아"
현장 상인 일부도 동묘가 성수·문래처럼 상권 재편을 겪을 가능성에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8년 전부터 동묘앞역 인근에서 식당을 3개 운영하는 B씨는 "인구 유입이 이렇게 폭발적이고 지속되면 상인들은 모일 것 같지만, 가게 수 자체는 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흥상권이 핫해질 때는 돈 없는 상인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업종을 바꾸려면 정화조도 묻고, 준비할 게 많아 진입장벽이 있다"고 했다.
그는 "동묘 일대가 3개 호선이 인접해 있고, 평지고, 서울 중앙이고, 콘텐츠까지 있어 유니크한 브랜딩이 있는 곳"이라면서도 "2030은 물론 40대까지 발걸음하게 할 만한 콘텐츠로 좀 더 발전돼야 부흥의 당락을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동묘가 젊은 층 유입이라는 '시간적 연속성'은 확보했지만, 상권 확장에 필요한 '규모의 연속성'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권이 변화하려면 시간·규모 연속성을 동시에 가져가는 게 중요한데 동묘는 시간적 측면에서만 젊은 층 유입의 연속성을 갖고 있다"며 "규모가 커지려면 신규 공급이나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지만 현재 동묘는 환경적 제약이 크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